한국 정부는 5.24 대북 제재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특히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서는 관광 대금 전용 가능성 문제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전날 (11일)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제의하면서 ·5.24 제재 조치나 금강산 관광 문제 등 북한이 제기하는 문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전날 기자간담회 내용입니다.
[녹취: 류길재 장관]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해 남북 간 당면한 현안들을 포괄적으로 협의하자는 취지에서 제의한 겁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두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이는 실질적인 논의를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5.24 조치 해제를 원하더라도 북한의 선행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요구를 들어주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천안함 피격 사건에 따른 5·24 제재 조치를 해제하려면 북한의 사과나 유감 표명 같은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겁니다.
한국 정부는 아울러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려면 신변안전 보장 외에 관광 대금의 전용 가능성 문제도 짚고 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관광 대금이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쓰이는지를 유엔 제재위가 판단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도 입장을 개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이 역시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한국 정부는 또 금강산 관광이 5·24 조치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당국자는 5·24 조치가 금강산 관광 문제와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2차 고위급 접촉은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내는 자리가 아니라 큰 틀에서 서로의 입장을 들어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해, 고위급 접촉 이후 개별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