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곧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안보실장 취임 후 첫 방문으로, 미국 측과 남북관계 현안과 대북정책 전반을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지휘탑 역할을 하고 있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조만간 워싱턴 방문길에 나설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한 두 나라는 김 실장의 방미 일정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습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국가안보실과 미국 국가안보회의 간 협력 강화 차원의 정례적 협의의 일환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의 미국 방문이 이뤄지면 지난 6월 국가안보실장에 취임한 뒤로는 처음으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상견례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 핵 문제와 미-한 동맹 등 외교안보 현안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을지 프리덤가디언 연습이 끝남에 따라 북한이 한국 측이 이미 제안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 응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둘러싼 미-한 두 나라의 사전 조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선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 조치 해제 문제 등 남북관계의 국면 전환을 부를 수 있는 안건들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북한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의제들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표명한 상황이고 고위급 접촉이 이뤄질 경우 제기될 수 있는 다양한 현안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미간에 그런 현안에 대한 구체적 조율, 협의가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미-북 간 대화 기류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을지 프리덤 가디언 연습 직전인 지난달 중순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평양을 비공개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이달 중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리 외무상이 뉴욕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 외무상의 미국 방문은 북한 외무상으론 15년만의 일입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리 외무상의 미국 방문이 미국과의 공식 접촉을 염두에 둔 행보는 아닐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고유환 동국대 교수] “장관이 가면 미국도 장관급이 나와야 할 텐데 과연 미 국무장관이 리수용을 만나줄 지 또 만나도 깊이 있는 토론이나 논의가 될 지 그건 의문이고요. 아마 상징성은 있을 거에요. 김정은 시대 들어와서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당당히 유엔에 나가서 북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거겠죠.”
고 교수는 그러나 미 행정부 당국자의 비공개 평양 방문과 맞물려 리 외무상의 이번 뉴욕 방문이 미-북 간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바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4차 핵실험 같은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정세를 관리하고 미국인 억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