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을 위해 특별관리 회사를 설립 중입니다. 또 북한 광산에 대한 옛 소련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러시아 기업들이 사업에 활용하고 있으며, 추가 조사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6일 ‘VOA’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을 위해 북한 당국과 특별관리회사를 설립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갈루슈카 장관은 이 합작회사를 통해 러시아 기업들과 북한 정부 간 소통이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에 러시아의 중견 토목건설 회사 ‘모스토빅’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러시아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사업이 이미 시행단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참여 기업들과의 합의 아래 당분간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말로 승리라는 뜻의 ‘파베다’로 이름 붙여진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은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 사업과 연계해 진행됩니다.
이 사업은 지난달 21일 평안남도 재동역과 남포역을 잇는 철도 개보수 사업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에 따르면 앞으로20년에 걸쳐 3천500km 길이의 북한 내 철로와 터널, 교량 등이 개보수되며, 2백50억 달러에 이르는 사업자금은 석탄과 비철금속, 희귀금속 등 북한 내 지하자원 수출로 충당됩니다.
이와 관련해 갈루슈카 장관은 북한 측과 생산물 분배계약 (Product Sharing Agreement)을 통해 사업자금이 마련될 것이라며,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은 광물 개발사업과 병행해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갈라슈카 장관은 북한에서 이미 광물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 기업들과 마찰의 소지가 없겠냐는 질문에,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 기업들도 북한 광물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국제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광산에 대한 옛 소련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현재 러시아 기업들이 사업에 활용하고 있으며 추가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갈루슈카 장관은 북한이 독특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사업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2백50억 달러에 이르는 사업 자금을 광물자원 개발로 모두 충당한다는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러시아와 북한이 오랜 사업관계를 통해 역사적으로 관계를 맺어 왔다며 북한과의 합작사업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현실적인 타당성 평가를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갈루슈카 장관은 사업 자금 마련 이외에 남은 과제로 북한 내 금속공업 발전 필요성과 북한 인력의 훈련을 꼽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철도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혁신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철도의 노후화도 지적됐습니다. 북한 철도는 일본이 20세기 초 당시 기준에 따라 건설한 이후 개보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갈루슈카 장관은 또 북한 지형이 험준해 교량과 터널도 많이 건설해야 하지만 2014소치 동계올림픽과 지난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경험이 있는 만큼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에 대해서도 성공을 자신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갈루슈카 장관은 이르면 이달 안에 러시아 기업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