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이달 중순 북한 라진과 러시아 하산 방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경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한국 국회의원들의 방문을 받아 들일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는 1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북한의 라진과 러시아 하산 지역 방문을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러시아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방북에 대한 북한 측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라진-하산은 북한과 러시아가 함께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고 한국 일부 대기업들도 우회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지역이어서 장차 남북 협력의 무대가 될지 관심을 모아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 지역인 라진을 방문하려면 북한 측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여야 합니다.
을지 프리덤가디언 훈련이 끝난 뒤에도 북한의 계속되는 비난 공세 등으로 남북관계가 여전히 경색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 측의 의사가 확인돼야 한국 정부도 방북을 허용할 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지도부는 최근 들어 잇따라 5.24 조치 해제 또는 완화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북한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통 크게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여당 안에서 남북관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국회의원들의 이번 라진 방문이 성사되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외교통일위원회는 만일 북한이 거부해 라진 방문이 어려울 경우 러시아 하산이라도 방문할 계획입니다.
라진-하산 개발 사업은 라진항 항만 현대화와 복합물류 사업, 철도 개보수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남북한과 러시아 간 3각 경협사업으로 코레일과 포스코 현대상선 등 한국 기업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가 체결되기도 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각각 30%와 70%를 출자해 ‘라손콘트란스’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한국 기업들은 이 회사의 러시아 측 지분 50%를 매입하는 형태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