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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주재 외교관들, 북한 에볼라 조치 빈 협약 위반 여부 논의"


지난달 27일 평양 순안 공항에서 안전복장을 착용한 의료진이 구급차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27일 평양 순안 공항에서 안전복장을 착용한 의료진이 구급차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한 북한 당국의 조치에 대해 평양주재 각국 외교관들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조치가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주재 외교관들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관계자들이 북한의 에볼라 대응 조치가 외교관계에 대한 빈 협약을 위배한 것인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호베르투 콜린 북한주재 브라질대사가 밝혔습니다.

콜린 대사는 지난 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의 이번 조치로 외국 공관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들이 업무 활동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콜린 대사는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통제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북한의 권리라면서도, 북한이 에볼라와 관련해 전세계에서 가장 큰 제약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가 외교관계에 대한 빈 협약의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961년 채택된 외교관계에 대한 빈 협약은 외교관의 이동, 여행의 자유, 편의 제공, 이익보호 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콜린 대사는 현재로서는 북한 입국 시 21일 격리 조치를 따르거나 아예 입국을 하지 않는 방안이 있다며, 평양주재 외교관들과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대표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콜린 대사는 이번 조치로 자신의 휴가나 여행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며, 휴가 후 북한 입국 시 21일 동안 격리돼야 한다면 브라질 외교 당국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30일 자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들에 대해 21일 간 격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등 북한이 에볼라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간주하는 나라와 지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북한 정부가 지정한 호텔에 21일 간 격리돼 의료진의 관찰을 받게 됩니다. 그밖의 다른 나라에서 입국한 외국인들은 북한의 초청단체가 지정한 호텔에 21일 간 격리됩니다.

한편 북한의 에볼라 대응 조치는 미국 내 구호단체의 활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의 하이디 린튼 대표는 앞서 ‘VOA’에 4일 방북하려던 계획을 연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대표 하이디 린튼 ] “North Korea has imposed 21 day quarantine on anyone coming into the country. It just doesn’t make sense to go and stay for 21 days before we can even begin work. I got confirmation last week directly from North Korea. ”

린튼 대표는 모든 입국 외국인들이 21일 동안 격리돼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으로부터 직접 확인 받았다며,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21일 동안 격리돼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방북을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최대 21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며, 치사율이 최고 9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현재까지 에볼라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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