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오준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한 연설이 한국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오 대사는 연설에서 한국인들에게 북한 주민은 ‘아무나’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effect: 오준 주유엔 한국대사 발언]
지난 22일 북한인권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식 의제로 채택된 뒤 오준 주유엔대표부 한국대사가 공식 발언을 시작합니다.
공식연설을 마친 오 대사는 다른 국가의 대사들을 바라보며 준비된 원고 없이 연설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오준 주유엔 대표부 한국대사] “I’m saying this with a heavy heart. Because for South Koreans, people in North Korea not just anybodies…”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들은 그저 ‘아무나’가 아닙니다. 비록 지금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들이 겨우 수백 km 거리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유린을 고발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보며 우리는 가슴이 찢어지고 같은 비극을 겪은 듯 눈물을 흘립니다. 부디 훗날 우리가 오늘을 되돌아 볼 때 북한 주민들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오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남이 아닌 한 나라, 같은 민족이라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오 대사의 발언이 끝나고 회의장은 숙연해졌습니다.
특히 인권운동가 출신인 사만다 파워 주유엔대표부 미국대사는 회의 종료 뒤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들은 발언 중 가장 강력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오 대사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영상이 공개된 뒤 한국 내 반응이 뜨겁습니다.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 SNS를 통해 연설 동영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 댓글에는 지금까지 북한인권과 북한 주민들의 아픔에 무관심했다는 반성 어린 내용들과 함께 오 대사의 진정성이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등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해당 연설이 공개된 이후 오 대사의 페이스북 친구는 800여 명에서 1천 200여 명으로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 대사는 2년 전 한국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처음 회의에 참여했을 때는 북한 미사일 문제를, 지난 22일 마지막 회의에서는 북한인권을 다루는 등 모두 북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면서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투표 결과 찬성 11 표, 반대 2 표, 기권 2 표로 안보리는 북한인권 상황을 정식 안건으로 다루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