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소니사 해킹의 배후로 지목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정찰총국에 대한 관심이 새삼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테러와 공작의 본거지로 알려진 정찰총국에 대해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정찰총국은 인민무력부 산하의 대외 첩보·공작기관입니다.
2009년 공작원 침투 경로를 마련하고 테러를 담당하던 노동당 작전부와 대외정보 수집을 하던 당 35호실 그리고 대남 공작 기구였던 군 총참모부 정찰국이 합쳐져 탄생했습니다.
모두 7개국으로 구성돼 있는 정찰총국은 한국 정부와 해외를 겨냥한 각종 공작활동을 총괄하고 공작원의 양성과 침투, 정보수집, 파괴공작, 요인암살, 납치, 테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 컴퓨터망에 침입해 비밀자료를 해킹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이른바 ‘121국’도 정찰총국에 속해 있습니다.
소니사를 해킹한 전담부대로 미 행정부가 의심하고 있는 조직도 바로 이 121국입니다.
정찰총국은 중국의 베이징, 선양, 다롄 등에 사이버전 수행 거점을 설치하고 121국 인력을 파견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에서도 북한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 등 도발 사건이 일어날 때면 그 배후로 정찰총국을 꼽곤 했습니다.
2009년 말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대한 2인조 간첩 암살 시도와 2010년 10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또 2010년과 2011년 디도스 공격과 2013년 방송사와 은행 해킹 사건도 정찰총국이 배후 조종한 사이버 테러로 보고 있습니다.
정찰총국이 미 행정부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 2010년 8월 무기 거래와 위조지폐 제조 등을 이유로 미 행정부의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미 행정부가 정찰총국을 또 다시 제재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실질적인 효과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분석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의 정찰총국은 대남 공작기구로서 지금까지 유엔 안보리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 기관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실효성 보다는 상징성에 무게 중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찰총국과 함께 이번에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조선단군무역회사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평범한 무역회사로 위장했지만 실제론 핵과 미사일과 같은 대량 살상무기를 연구하거나 거래하는 비밀스런 조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지난 2005년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해 미국의 행정명령에 따라 제재대상에 지정됐고 2009년 4월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습니다.
조선단군무역회사 또한 2009년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제재대상에 올랐습니다.
한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미 당국이 이미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기관들을 재지정한 데 대해 직접적인 제재 효과 보다는 미국의 협력국가들로 하여금 북한 기관들 그리고 관계자들과의 금융거래 차단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