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조건 없이 조속히 대화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류 장관은 북한이 전제조건을 달며 남북 당국 간 대화에 나오지 않는다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업이 공염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8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서울에서 주최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해 전제조건을 달지 말고 남북대화에 조속히 응할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했습니다.
류 장관은 북한이 조건을 달며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는다면 북한 스스로 신년사를 통해 밝힌 각종 과업들도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류길재 통일장관] “지금처럼 조건을 달며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광복 70주년을 맞이 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닐 것입니다. 이제라도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와서 통일로 가는 길을 함께 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 한국 정부가 올해 업무보고에서 밝힌 광복 70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는 남북 간 협의만 이뤄지면 충분히 추진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의 의지와 북한의 화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녹취: 류길재 통일장관] “한반도 종단 대륙철도 연결 시범사업의 경우 이미 2007년 5월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열차 시범운행을 실시한 바 있어 북한이 우리 제안을 수용하기만 하면 곧바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민족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협력사업도 마찬가집니다."
류 장관은 북한과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것은 통일시대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라며 북한이 당장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회의적으로만 생각하면 광복 7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간과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류 장관은 이와 함께 남북대화를 통해 5•24 제재 조치가 해제된다면 활발한 남북교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폭넓은 논의를 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오던 북한이 대남 비난공세를 재개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한국의 정치, 사회 문제를 비난하는 글들로 5면을 채웠습니다.
신문은 또 한국 보수세력의 외세 의존 책동이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통일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한국 정부의 대화 제의를 공식적으로 거부하지 않은 채 비난 공세를 재개한 데 대해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면서 남북관계를 주도하기 위한 의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