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은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품목이지만 근래 들어 수출액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북-중 관계가 경색되고 있기는 하지만, 외교적 요인 보다는 시장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합니다. 북한이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품목은 석탄으로 전체 대중 수출액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석탄이 북한의 대외교역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석탄 수출은 지난해부터 큰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석탄은 모두 11억3천만 달러로 2013년에 비해 18%나 줄었습니다.
섬유제품 수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중 수출이 지난해 2.4% 감소한 데는 석탄 수출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부에서는 지난 2013년 북한의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으로 경색된 북-중 관계가 양국 교역 규모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적어도 석탄에 관한 한 외교적 요인 보다는 시장 요인의 영향이 커 보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무역진흥기관인 코트라 (KOTR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와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북한보다 더 큰 규모로 중국에 석탄을 수출하는 나라들 역시 지난해 큰 폭의 수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석탄의 국제가격이 떨어지고 중국 경기가 둔화된데다 환경 규제마저 강화됨에 따라 중국 석탄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중국 정부가 석탄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은 수입 석탄에 대한 무관세 정책을 폐기하고 10월부터 3~6%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중국의 새 환경정책도 북한의 석탄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가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중국 정부는 에너지 발전을 위한 석탄 소비 비중을 현재의 66%에서 오는 2020년까지 62%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기오염의 주 원인인 석탄 사용을 줄여나가겠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오는 2030년 이후 무공해 에너지원의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미국과 합의했습니다.
중국에 석탄을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호주의 경우, 지난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타결했는데, 협정 발효 2년 뒤부터 석탄 수출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됩니다.
코트라는 이런 여러 요인들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의 대중국 석탄 수출은 앞으로도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했습니다.
코트라는 또 열악한 채탄 장비와 수송 수단, 미숙련 인력의 강제동원, 자본과 기술 부족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북한의 석탄 채굴량도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