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반박했습니다. 또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한국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견제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우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17일 서울 외교부에서 조태용 한국 외교부 제1차관을 예방한 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 “I find it curious that a third country would…”
러셀 차관보는 아직 배치되지 않고 여전히 이론적인 문제로만 남아 있는 안보시스템을 놓고 제3국이 나서서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의아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미-한 두 나라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진전에 따른 점증하는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이 그런 위협에서 두 나라를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려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셀 차관보의 이런 발언은 바로 하루 전 같은 장소에서 사실상 사드의 한국 배치를 반대한다는 취지로 한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류 부장조리는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관심과 우려를 중요시해 달라며 미-한 두 나라가 타당한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그러나 자신이 사드 문제에 대해 전문가도 아니고 이번 방한의 의제도 아니라며 사드 배치를 언제 어떻게 할지는 전문가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동맹 방어 차원에서 언제, 어떤 조치를 할지는 한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이와 함께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의 한국 가입에 대해서도 견제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아시아 지역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투자 확대는 미국과 한국의 공통된 목표지만 이를 위한 제대로 된 다자 간 개발은행이 되려면 좋은 지배구조의 표준과 원칙을 기초로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 “Every government can make its own decision whether…”
러셀 차관보는 다자개발은행 가입 여부는 각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협정문이 명확해지기 전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은행이 운영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은행이라는 증거가 나타나는지를 지켜보다가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한국이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곧바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창립 멤버로 참여하는 데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러셀 차관보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에 대해 리퍼트 대사가 보여준 용기가 자랑스럽다며 리퍼트 대사에게 쏟아진 성원은 강력한 미-한 동맹의 생생한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경수 한국 외교부 차관보는 러셀 차관보와 가진 회동에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을 언급하며 이번 사건이 미-한 동맹이 얼마나 튼튼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