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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기업들 "북한 노동자 생산성 높지 않아"


지난 2013년 12월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3년 12월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 공장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료사진)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해외 공장에 비해 높지 않다고 입주업체들이 지적했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3통 문제와 공단 운영방식을 포함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단이 지난 18일 북한의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근로자들의 생산성 문제를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개성공단에서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면담에 참석한 개성공단기업협회 유창근 부회장은 19일 `VOA'에 입주기업 대표들의 공통된 견해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개성은 중국이나 베트남과 달리 관련 업종의 숙련공이 없다 보니까 비숙련공들을 일정 기간 교육을 시켜야 하는 기업의 부담이 있습니다. 교육을 끝낸 기업들이 일정한 생산성이 올라간 뒤에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유 부회장은 개성공단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입주기업들이 공단의 생산성 한계를 가장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개성공단에서 150 명이 하던 일을 인도네시아에서 100 명이 했는데 더 좋은 성과를 올렸다는 보고도 있었다는 겁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도 공단 근로자들의 생산성에 비춰볼 때 임금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단의 발전을 위해 그동안 생산성 문제를 굳이 공론화 하지 않고 북한 노동력의 상대적인 이점만을 부각해온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유창근 부회장은 과거 간식이나 복지 혜택을 통해 북한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끌어 올린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13년 공단 가동중단 사태와 초코파이 간식 파동을 겪으면서 근로자들의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유 부회장은 고정 기본급 이외에 장려금을 지급했을 때 생산성의 차이가 확실히 났다며 금전적 보상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이 안고 있는 정치적 위험과 운영방식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보통의 기업이라면 생산관리라든가 모든 인사관리를 투자기업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데, 개성공단은 북쪽의 관리자들이 관리하게끔 돼 있다 보니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대표적인 예가 근로자들의 연령 문제입니다. 임가공 사업은 젊은 근로자들이 순발력을 갖고 해야 하는데, 개성공단의 경우는 근로자 평균연령이 40대에 이르고 있다고 유 부회장은 말했습니다.

인력 공급을 개성과 인근 지역으로 국한하지 말고 타지역까지 확대해 젊은 근로자들이 새로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공단 입주기업들은 통행과 통신이 자유롭지 못해 생산성 관리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녹취: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작업 방법이 지금 글로벌 환경에서는 상당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잖아요. 그런데 개성은 그런 간접적인 부분들이 통제돼 있다 보니까 기업들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어렵게 해결하는 경우도 발생해서 그것도 생산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정보전달이라든가.”

유 부회장은 또 지난 2013년 공단 가동중단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측 주재원들이 공단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 부회장은 이런 분위기가 공단의 생산관리에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며,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공단 운영방식과 정치적 위험을 포함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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