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한 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집 안에 걸어 놓으면 참 보기가 좋은데요, 가족사진을 찍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한 구청이 탈북자 등 저소득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가족사진과 장수사진을 촬영해 주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현장음]
하하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 곳은 서울 구로구청인데요, 곱게 단장한 다문화 가족들이 카메라 앞에서 이리저리 자세를 잡아봅니다.
[녹취: 현장음]
서울 구로구에서는 지난 26일부터 오는 10월까지 다문화 가족들의 가족사진과 장수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있는데요, 이번 행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다문화 가정 사례를 본 한 주민의 제안으로 성사됐습니다. 구로구청 보육지원과 다문화지원팀의 신순자 팀장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신순자, 구로구청 보육지원과 팀장] “가족사진으로 하나되는 날 사업이라고 그래서 주민참여 예산이란 게 있어요,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그 주민참여 예산에 응모해서 당선이 돼서 공모에 돼서 선정이 된 거죠, 그러니까 선정이 돼서 다문화인들을 위해서 찍어주는 가족사진과 영정사진, 그러니까 어르신 사진이라고 하는데 찍어주는 그런 날입니다.”
다문화 가족사진 찍기, 그 첫 날. 첫 날인만큼 이른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많은 사람들로 붐볐는데요, 색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가족도 있고요,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화장과 머리 모양으로 멋을 낸 사람들이 많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아빠와 한국인 엄마, 그리고 2 명의 아이들이 함께 온 이 가족은 줄무늬 상의를 다 같이 맞춰 입고 왔는데요.
[녹취: 방글라데시 가족] “우리 온 데는 방글라데시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사람이에요, 우리는 이렇게 가족사진 없어가지고 이렇게 사진 찍으러 왔으니까 괜찮습니다. 우리 애기들이 우리 들어가면 우리 애기들이 보라고 사진 찍어줬습니다.”
“집안에 가족 사진이 하나도 없어요, 한 15년 했는데, 가족사진이 하나도 없어가지고 이번 기회에 가족사진을 찍는다는 걸 듣고 오게 되었어요, 거실에 가족사진이 걸려 있다는 게 그게 손님들이 와도 왜 가족사진이 없냐고… 그런 소리를 몇 번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젠 생기게 되어서 좋네요.”
중국에서 온 손화응 씨는 사진도 찍고 이 곳에서 봉사도 했습니다.
[녹취: 손화응, 중국 출신 결혼이주 여성] “아이들 커가면서요, 얼굴도 달라지고요. 그리고 저희도 늙어요, 그래서 나중에 추억 될만한 기념품 남기려면 가족사진이 최고죠, 그런데 저희 저소득 가족한테 가족사진 찍는 것은 너무나 부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구로구청에서 무료로 가족사진 찍은 것에 대한 너무나 감사 드리고요,구로구민으로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화장도 예쁘게 해 주시고요, 저희 딸이 계속 ‘엄마 예쁘다.’ 그랬어요. 너무나 기분 좋았어요,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시고, 지금 보니까 액자도 크게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액자 받아서 집에서 어디다 걸어놔야 되는지 생각하고 있어요.”
베트남에서 온 엄마와 한국인 아빠, 개구쟁이 두 아이들까지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가족을 만나봤습니다.
[녹취: 베트남 가족] “다문화 가족 (센터)에서 연락해 주셔서 오늘 우리 다 가족사진 찍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사진, 한복 입어서 너무 기분 좋았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어려운 일 있을 때 가족들 보면서 이렇게 즐겁게 헤쳐나갈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가족들 소중함을 알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엄마, 아빠랑 한복 입어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다문화 가족들이 이렇게 곱게 차리고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기까지 구로구 관내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는데요, 지역 내 사진관과 미용실, 미용학원 등에서 무료로 지원을 나왔습니다.
[녹취: 봉사자들] “여기 다문화 가족 분들께 사진 촬영하시는 데 예쁘게 메이크업을 지원해 드리고 있습니다. 여기 사진 찍고 야외 가셔서 맛있게 점심도 드시고 하시라고 자연스럽게 해 드리고 있지만, 포인트는 드리고 있죠. 눈이나 입술 같은… 당연히 보람 있죠. 이 분들이 성향도 너무 좋으시고 이런 분들이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오히려 제 마음이 더 행복한 것 같고, 나누면 좋은 거잖아요. 예뻐지고 행복해 하는 모습 보니까 제 마음이 더 행복하고 또 감동적이었어요.”
“예쁘게 촬영하면 촬영하시는 분들도 더 좋아하시고 그러시니까 저희가 하는 보람도 있고요, 좋습니다. 가족사진이라 그러면 이제 딱 봐도, 한 눈에 봐도 가족들이 이제 아름다워 보이고 화목해 보이는 게 그게 제일 예쁜 매력이라서 그게 찍기가 좋죠.”
구로구에는 약 5만 3천 191 명의 외국인 이민자들이 살고 있는데요, 이들 중 기초생활 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 관내 거주 저소득 다문화 가족과 만 65세 이상 다문화 어르신들의 신청을 받았고요, 자녀 셋 이상의 다자녀나 장애인이 있는 다문화 가정은 소득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구로구에서는 앞으로도 다문화 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신순자 팀장의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녹취: 신순자, 구로구청 보육지원과 팀장] “이웃나라와 이웃나라 증진을 위해서 다문화 교류 팀도 만들고, 그 다음에 다문화인들이 한국사회에서 적응을 위해서 교육도 시키기 위해서 다문화 교육프로그램도 여러 가지 만들 계획도 갖고 있고요, 그 다음에 다문화 인권 증진, 다문화인들이 한국사회에서 인권을 존중받지 못한다… 하는 부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 분들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인권을 증진을 시키고 그 분들을 위해서 조성을 할 수 있는가, 그런 것도 생각하고 다문화 중도입국 청소년이라 해서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한국사회에서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학생들을 위해서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프로그램… 다문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지금 생각을 하고 있고요…”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