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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개발구 2년..."아직도 준비단계"


지난해 7월 북한 원산 앞 장덕도에서 주민들이 화덕에 해산물을 굽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원산을 세계적인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며 해외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자료사진)
지난해 7월 북한 원산 앞 장덕도에서 주민들이 화덕에 해산물을 굽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원산을 세계적인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며 해외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자료사진)

북한은 2년 전 경제를 살리겠다며 전국 각지에 13개의 ‘경제개발구’ 조성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이 계획은 여전히 ‘준비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경제개발구 사업을 강하게 추진해 나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대외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키며 원산, 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비롯한 경제개발구 개발 사업을 적극 밀고 나가야 합니다.”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는 두 달 전인 2013년 11월 북한 당국이 공식 발표한 경제개발구 조성 계획의 강력한 시행을 지시한 것이었습니다.

이 계획은 평안북도에 ‘압록강 경제개발구,’ 황해북도에는 ‘신평관광개발구’ 를 설치하는 등 모두 13 개 경제개발구를 조성하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경제개발구는 지역별로는 함경북도가 3 개로 가장 많았고 자강도와 황해북도, 함경남도는 각각 2 개가 지정됐습니다.

당시 북한 당국자는 경제강국을 만들겠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구상에 따라 경제개발구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조선개발협회’ 윤용석 국장의 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윤용석] "김정은 동지께서는 지난 3월 당 중앙위원회에서 새로운 노선을 제시하면서 관광업을 발전시키고 각 도 실정에 맞는 경제개발구를 발전시키기 위한…”

북한 당국은 이후 경제개발구 추진을 위한 몇 가지 후속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선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무역성과 합영투자위원회, 국가경제개발위원회를 통합해 대외경제성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방에도 ‘경제개발지도위원회’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자 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도 열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과 올 9월 외국 기업인들과 전문가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고려호텔에서 경제개발구 투자설명회를 가졌습니다.

또 관광특구와 개발구를 위해 이런저런 행사를 여는 한편 관광 부대시설을 새로 단장했습니다.

예를 들어 백두산과 마식령 스키장에서 마라톤 대회를 여는 한편 동해안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한 파도타기 행사를 열었습니다. 또 7월에는 평양국제비행장 준공식을 가졌고 금강산-원산 관광특구를 위해 군용비행장인 갈마공항도 새로 단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자 유치는 저조한 실정이라고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영윤]”아직 구체적으로 자본이 들어왔다는 것은 확인이 되지 않고, 중국과 건수별로 2-3억 달러 정도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 당국자도 현재 경제개발구가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단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말 평양을 방문한 일본 ‘주간 동양경제’ 후쿠다 게이스케 부편집장의 전언입니다.

[녹취: 후쿠다] “조선경제개발협회 담당자는 경제개발구에 관해서 현재 상황은 평안북도의 ‘청수관광개발구’에서 개발업자가 선정되고 북한에서 말하는 하부구조 즉, 인프라 정비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전문가들은 경제개발구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평양의 지도부가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의 말입니다.

[녹취: 안찬일]”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면 북한이 전향적인 그러니까 과거 같은 도발과 총격을 절대로 안 하겠다는 그런 선언이 있으면 한국 기업도 북한에 투자하겠다는 준비는 다 돼 있는데…”

북한경제 전문가인 미 남부 조지아 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외국 기업들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그레이스 오]”Uncertainity is huge….

북한은 과거 정치적 문제를 이유로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곤 했는데 이런 불확실성이 대북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는 겁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외화를 유치하려면 북한 수뇌부가 기존의 ‘핵-경제 병진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강인덕]”핵 개발을 계속하는 한 세계 각국은 유엔을 비롯해서 제제할 수밖에는 없지요. 이렇게 되면 북쪽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여력이 전혀 생기지가 않지요. 외국에서 누가 투자하겠습니까. 따라서 핵을 개발하고 있는 한 경제 정상화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지요.”

북한은 지난 1991년 라진선봉 경제특구를 비롯해 신의주 특구, 금강산 관광특구 등 20여 개의 경제특구와 경제개발구를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 중인 것은 개성공단이 유일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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