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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국 재정은행 일꾼대회' 개최...금융 강화 의도


지난달 28일 눈이 내린 북한 평양. 보통강 뒤로 105층 류경호텔이 보인다.
지난달 28일 눈이 내린 북한 평양. 보통강 뒤로 105층 류경호텔이 보인다.

북한이 ‘전국 재정은행 일꾼대회’를 개최합니다. 북한 내 금융시스템을 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25년 만에 열리는 만큼 그 의도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1990년 이후 25년 만에 ‘전국 재정은행 일꾼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제 3차 전국 재정은행 일꾼대회 참가자들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정확한 개최 날짜와 장소, 규모 등은 언급되지 않았는데 북한에서는 통상 큰 행사를 앞두고 관계자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만큼 조만간 행사가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25년 만에 재정은행 일꾼대회를 여는 것은 열악한 북한 금융시스템을 개선하고 정착시키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의 금융 시스템은 당이 결정한 것을 수행하는 형태로, 재정이나 금융기능 자체가 멈춰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경제분야 활성화와 외자유치를 위한 재정은행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라고 조 박사는 분석입니다.

[녹취: 조봉현 박사 / IBK 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장] “김정은 때는 가장 중요한 게 경제 분야인데 경제라고 하면 외자유치가 이뤄져야 하고 그러려면 제대로 북한 내에 금융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거든요. 그 다음에 북한 내에 현재 기업소나 경제개혁 조치들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기업소나 이런 데서 제대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금융과 제정이 뒷받침을 해줘야 되거든요. 이것을 시장경제 형태의 재정은행 시스템을 도입해서 북한 김정은 체제가 구상하고자 하는 내부의 경제개혁 조치, 대외적 경제 외자유치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봐야 해요.”

조 박사는 이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러한 재정 시스템 도입을 위해 별도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우선 필요성과 방향 정도를 잡은 뒤 내년 5월 7차 당대회 때 더 큰 틀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 역시 현재 북한은 재정 전문가와 법률가 등 그 수요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며, 관련 분야 일꾼을 평양으로 불러 금융개혁을 촉구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금융분야, 은행, 모든 재정관리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앙에 불러서 회의를 하는 거죠. 은행을 비롯한 금융정책 분야의 일꾼들을 불러서 사기를 돋아주고 재정분야에서 은행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고 그것을 혁신을 일으킬까 그런 문제를 논의하는 거죠.”

안 박사는 북한의 현 금융-재정 체계가 상당히 열악한 수준이고 특히 북한 화폐가 너무 평가절하 돼 달러나 위안화에 크게 밀리고 있다면서 북한이 이번 대회를 통해 금융분야 개혁방안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경제특구 확대와 경영자율성 안정 등 시장경제적 요소를 잇달아 도입하면서 작게나마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금융 전산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여름에는 북한의 대외경제성 관리 40여 명을 동남아시아에 보내 소액금융에 대한 수업을 받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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