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안에 대해 거듭 ‘전면적 이행’을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에 대해서는 또다시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우 대표가 29일 임성남 한국 외교부 1차관과의 오찬에서 한-중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관점에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반대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임성남 차관은 우 대표에게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순수 방어적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양측이 긴밀히 협력해 안보리의 초강력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되고 있다는 점을 서로 평가했다면서 중국 측이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두드러지게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28일 열린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는 ‘사드’ 문제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안보리 새 결의안을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 “북한의 핵실험과 위성 발사에 대해서 채택될 새로운 결의에 대해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의 이런 입장 표명은 안보리 결의 채택이 코 앞에 이른 상황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이번 안보리 북한 제재 결의안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방안인 북한을 오가는 화물에 대한 검색과 북한산 광물 수입 금지 등은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사실상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전면 제재에 동의한 만큼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 없이 제재 취지에 맞게 집행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와 함께 황준국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지금이 북 핵과 관련해 의미 있는 전환점이라며 한-중 양국이 전략적 협의를 계속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황준국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안보리 결의안 채택 이후의 국면 전개와 관련해서 다양한 의견 교환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황 본부장은 이어 한-중 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함으로써 북한이 핵개발로는 출구가 없음을 깨닫도록 해야 하고 북한의 생각과 행동이 변화해야 한다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습니다.
우다웨이 대표 역시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새로운 결의 채택을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한-중 양측이 한반도 평화안정 대국을 수호하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우다웨이 /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 “양측은 관련 각측이 공동으로 노력해서 한반도 평화안정 대국을 수호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후 황준국 본부장이 안보리 결의의 전면적 이행에 중점을 둔 데 비해 우다웨이 대표는 한반도 평화안정 대국의 수호를 위한 각측의 공동 노력을 강조해 관점과 방향의 차를 드러냈습니다.
한국 아주대학교 김흥규 교수는 중국은 큰 틀에서의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전면 이행에는 합의했지만 북한이 향후 안보리의 제재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중국 정부의 다음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흥규 교수 /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현재로서는 당연히 서로 각각의 큰 틀에서는 제재하겠다는 것이지만 구체적 내용이나 과정 이런 것을 보면 다 다른 단계죠. 이제 중국은 제재는 분명히 취하겠는데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향후 한 2개월 정도 북한의 태도를 주의 깊게 관망을 하겠다는 입장을 했기 때문에…”
한편 우다웨이 대표는 29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해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을 면담하고 대북 제재 결의안 이행 방안과 결의안 채택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청와대 방문 후 윤병세 한국 외교장관과도 만나 북 핵과 북한 문제 대응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3월 3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