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 핵 위협에 맞서 북한과 전통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집중 공략하는 압박외교를 펼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20일 세종연구소 창립 30주년 기념 학술회의 축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 다변화 돼 전 세계로 확대됐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을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 “한반도를 넘어서 동북아, 더 나아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위협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전방위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윤 장관은 오는 25일 박근혜 한국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을 언급하며 올 상반기 중 북한의 우방국과 동조국 등을 집중 공략하는 압박외교를 전개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과 아프리카연합에서의 특별 연설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과 북한 비핵화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비동맹 외교 차원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전통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윤 장관은 또 지난 4월 자신이 참석한 ‘아시아 교류와 신뢰구축 회의’ CICA 외교장관회의와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서도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전달됐다며 북한에게 큰 충격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윤 장관에 이어 축사를 한 홍용표 한국 통일부 장관은 현재 남북관계 상황이 매우 엄중하며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지속되는 만큼 이제는 북한의 셈법을 바꾸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나아간다는 의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홍용표 한국 통일부 장관] “이제 북한의 셈법을 바꾸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합니다. 주민을 외면한 채 핵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비핵화와 변화만이 자신들의 살 길임을 명확히 보여줘야 합니다.”
홍 장관은 북한이 민생과 전혀 상관없는 7차 당대회를 개최하고 김정은 정권의 공고화에만 주력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과 진정한 평화통일의 기반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학술회의 주제발표에 나선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의 노동당 위원장 추대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속히 축전을 보낸 것은 당대회 전에 5차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한 중국의 뜻을 받아들인 데 대한 ‘보상’의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중국 측에 김정은의 노동당 위원장 취임 사실을 미리 전달했으며 중국이 이에 대해 신속히 축전을 보내오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는 겁니다.
정 실장은 중국과 북한이 7차 당대회를 계기로 화해 분위기로 나아갈 것이며 향후 중국의 대북제재가 서서히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정 실장은 아울러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남북 군사회담 언급과 관련해 북한의 노선이나 정책이 대략 향후 5-10년을 염두에 두고 발표되는 만큼, 박근혜 정부가 아닌 차기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