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의 무역 규모가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세계경기 침체가 주된 요인인데요, 여기에 대북 제재까지 강화된 올해엔 북한의 교역 여건이 더 악화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코트라 (KOTRA)는 15일 ‘2015년도 북한 대외무역 동향’ 보고서에서 남북 교역을 제외한 북한의 지난해 대외무역 규모가 총 62억5천만 달러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도인 2014년보다 18%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지난해 수출은 27억 달러로 전년보다 15% 줄었고 수입은 감소 폭이 더 커 전년 대비 20%나 줄어든 35억5천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따른 무역적자는 8억5천만 달러로 한 해 전보다 33% 감소했습니다.
북한의 무역 규모는 지난 2009년 34억1천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2014년엔 수출이 31억6천만 달러, 수입은 44억5천만 달러로 무역 규모가 총 76억1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러던 무역 규모가 지난해 줄어든 것은 석탄과 석유 등 중국과의 주요 교역물품의 단가가 하락하고 물량도 감소한 때문이었습니다.
코트라 중국사업단 박종표 차장입니다.
[녹취: 박종표 차장/ 코트라 중국사업단] “작년 같은 경우 중국도 세계경기 침체 영향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요, 그 영향이 고스란히 북한의 대외교역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석탄의 경우 전년 대비 수출 물량은 27%나 증가했지만 단가 하락으로 전체 금액은 오히려 8% 정도 감소했고 주력 수출품목인 철광석은 중국 내 공급과잉으로 물량 자체가 전년보다 46% 줄었습니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는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중국과의 무역 규모는 57억1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 정도 줄었지만 전체 무역 규모에서 차지한 비중은 91.3%로 전년도 90.1%보다 오히려 소폭 상승했습니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 인도, 태국, 우크라이나 등이 2위에서 5위를 차지한 교역국이었지만 2위인 러시아와의 교역 규모가 8천400만 달러일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일본은 2009년 이후 교역 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미국 역시 대북 경제 제재 조치에 따라 기초 생필품이나 인도적인 차원의 원조 물량만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한의 최대 수출품목은 석탄이나 갈탄 등 광물성 고형 원료로 10억8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했습니다. 이 물량의 97%가 중국에 팔렸습니다.
이와 함께 의류 수출액은 8억 달러로 전년보다 6% 정도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에서 30%로 확대됐습니다.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한국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북한에 의류 임가공을 위탁한 기업들이 한국 업체에서 중국 업체로 대체되면서 북한의 대중 의류 수출이 늘어난 것이라며 광물성 원료와 함께 북한의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대 수입품목은 원유와 정제유 등 광물성 기름으로 전년보다 33% 감소한 5억 달러로 집계됐고, 이 또한 중국의 비중이 85%나 됐습니다.
기계와 전기기기는 광물성 생산품과 섬유 제품류와 함께 북한의 3대 수입품의 하나가 됐습니다.
이는 휴대전화와 TV 수신기 등 전자기기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연계된 각종 기계설비의 수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특히 휴대전화는 중국의 대북 수출품목 가운데 5위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교역 여건은 올 들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대체적인 전망입니다.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녹취: 조봉현 박사 / IBK경제연구소] “올해 북한의 대외무역도 작년보다 더욱 급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있고 세계경기 둔화로 북한이 주로 수출하고 있는 광물 등의 가격 자체가 매우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북한의 대외교역 여건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트라는 북한의 정치경제적 고립 상태가 지속되는 한 대외교역의 중국 편중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