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 가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무예대회에 참가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럴 분위기가 아니라며 주최 측의 북한 팀 초청을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오는 9월 충청북도 청주에서 열리는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에 태권도시범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 (ITF)의 조지 바이탈리 대변인은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방북시 북한 태권도 선수들을 초청하고 싶다는 대회 주최 측 의사를 전달했고, 북한 당국이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이탈리 대변인] “In anticipation of me going there, a martial art group from South Korea reached out for me to extend an invitation for players or athletes and demonstration team from Pyongyang to come and perform at this martial arts festival to be held in September.”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열린 ITF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바이탈리 대변인은 방북에 앞서 청주대회 조직위원회 인사로부터 북한 선수단 혹은 시범단의 참가 가능성을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남북 간 무예교류를 통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한국 정부의 초청 여부와는 별도로 주최 측에서 북한 측 의지를 확인하려는 취지였다는 설명입니다.
조직위는 북한 측에 9월2일 대회 개막식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을 하거나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경기에 참가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이 같은 제안을 지난달 14일 북한의 조선태권도위원회와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겸 국제태권도연맹 종신 명예총재에게 전달했고, 이틀 뒤 대회 참가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긍정적 답변을 장 위원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바이탈리 대변인] “I met with the (North) Korean Taekwondo Committee officials, Professor Chang Ung, IOC member and the honorary life president of ITF, and they discussed with the government officials, within a couple of days, came back and said they would have no problem sending the Chosun ITF Taekwondo demonstration team from Pyongyang to the Republic of Korea to do this demonstration at the martial arts festival.”
한국 정부는 그러나 북한 팀의 방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관리는 2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남북관계가 전면 중단된 와중에 북한 선수단의 대회 참가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이미 지난달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이런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주최 측이 민간단체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인 충청북도인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정부와 입장을 달리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9월 2일부터 8일까지 청주체육관 등에서 열리는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에는 태권도와 검도, 무에타이 등 17개 종목에 60개국 2천1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