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해외주재 외교관들의 25세 이상 자녀들에 대해 송환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빨치산 태병렬의 아들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최근 해외주재 외교관의 25살 이상 자녀들에 대해 본국 송환령을 내렸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22일 국회 정보위원회 이철우 위원장과 새누리당 이완영,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등 3당 간사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식통은 2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이 같은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이런 송환령이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전 공사가 망명한 결정적인 이유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태 전 공사처럼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 자녀 때문에 망명을 결정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태 전 공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망명 결심을 하고 시기만 보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정준희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태 전 공사의 망명 사실을 처음 공개하면서 망명 동기에 대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북한 외교관들의 최근 탈북에 대해 대북 제재 이후 통치자금 상납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고 국제사회의 북한 고립 조치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문책을 당할 우려 또한 커진 게 큰 이유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직접적으로 우리가 증거를, 확증을 잡아서 제재 때문에 넘어왔다고 꼭 보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제재 국면에서의 압박감 때문에 넘어오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또 태 전 공사의 딸이 북한에 남아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태 전 공사에겐 아들만 둘이라고 보고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VOA’에 태 전 공사가 자녀들을 모두 데리고 한국에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태 전 공사가 북한 비자금을 소지했을 가능성에 대해선 자금을 다루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국가정보원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 전 공사의 출신 성분과 관련해선 당초 일부 언론에서 김일성 주석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빨치산 1세대 태병렬 인민군 대장의 아들로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태 전 공사와 함께 한국에 들어온 부인 오혜선 씨는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인 오백룡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의 일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이와 함께 유럽에서 북한 노동당 자금을 관리하던 주재원이 수 억 달러 규모의 자금과 함께 잠적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식통은 국가정보원이 주재원 망명 여부는 확인 중이지만 거액의 노동당 비자금을 갖고 잠적했다는 보도는 실체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