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문제가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사드 문제를 새 결의안과 연관 지을 수 있다는 관측인데, 결의안 채택까지 난항이 예상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중국 전문가인 카네기재단의 더글라스 팔 부원장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드 문제가 새 대북 결의안 채택에“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팔 연구원] “Since the missile firing took place…”
팔 연구원은 최근 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응한 유엔 안보리의 언론성명이 각각 48시간과 24시간 이내에 채택되도록 돕는 등 협조하는 분위기를 보였지만, 제재 결의안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 내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눠본 결과 사드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협조 여부에 따라 중국 정부가 제재 결의안 채택에 협조할 지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전의 결의안 채택 때보다 해결해야 할 사항이 하나 더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상황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졌으며, 이전보다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씨도 사드 문제가 새로운 제재 결의안 채택에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든 창] “This time China is more upset about…”
지난 3월 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될 당시에는 없었던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이 7월에 이뤄지면서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제재 결의안 채택에 방해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결의안 채택을 빌미로 사드 배치 결정을 되돌리는 노력을 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이전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4차 핵실험 당시 56일이 지나서야 새로운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앞서 북한의 3차 핵실험 때 결의안 채택에 23일이 걸렸던 것에 비해 두 배 넘는 기간이 걸린 것은 결국 중국이 미국과 한국 등의 강력한 대북 제재 요구에 맞서 상반된 주장을 폈기 때문이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은 사드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시일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는 동의했습니다.
[녹취: 닉쉬 연구원] “There will be a negotiation undoubtedly…”
중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이 문구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이 또 다시 반복될 것이라는 겁니다.
닉쉬 연구원은 중국이 오랜 기간 북한과의 교역관계를 유지하는 등 북한을 보호해왔고, 이는 제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제재 결의안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을 담을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막는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닉쉬 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대서양위원회의 로버트 매닝 연구원은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에 대해선 지켜볼 일이라면서, 이번이야 말로 중국이 얼마나 한반도의 비핵화를 원하는지 시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Their concern about…”
매닝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북한에 원유와 식량을 원조해 온 이유는 북한의 안정을 위해서라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북한 정권을 흔들 수도 있는 결정을 내릴 경우,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중국 전문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지금껏 북한의 도발 때마다 중국은 북한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압박을 가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 강도가 미국과 한국이 원하는 수준만큼은 아니었을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부시 연구원] “Every time that we have one of these very provocative actions…”
부시 연구원은 이 때문에 이번에도 제재를 통한 중국의 대북 압박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다만 제재를 마련하는 건 복잡한 일이고, 기술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시일이 오래 걸리는 것을 중국이 북한을 두둔하는 것으로 해석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제재는 그 내용이 무엇인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용되는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를 고려하는 게 중요한 만큼,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