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끝나면서 오는 일요일(9일)에 열릴 대통령 후보 2차 토론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 먼저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일해온 계약 직원이 1급 비밀 문서를 빼낸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 또 올해 상반기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정부 발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먼저 대통령 선거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지난 화요일(4일) 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한 번으로 끝나지만, 대통령 후보 토론회는 여러 번 열리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6일에 1차 토론회가 열렸고요. 이번 일요일(9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시에서 2차 토론회가 열립니다. 1차 토론회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이렇게 두 사람이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번 2차 토론회는 타운홀 방식으로 열립니다. 사전에 선정한 유권자들을 초청해서 이들의 질문에도 답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진행자) 1차 토론회는 8천만 명 이상이 시청하는 기록을 세웠는데요. 이번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볼지 궁금합니다. 지난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시청률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와 민주당의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이 대결한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3천700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하네요.
진행자) 공화당으로서는 시청률이 아쉬울 수도 있겠네요. 전문가들이나 일반 유권자들이 대부분 이날 공화당의 펜스 주지사가 더 잘했다는 평가를 내렸으니까 말이죠?
기자) 네, 펜스 주지사가 케인 의원의 맹렬한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평정을 유지하며 대답을 잘했다는 건데요. 또 보수적인 입장을 강조해서 공화당 유권자들을 안심시켰다는 반응입니다. 오히려 트럼프 후보보다도 더 대통령 후보다운 모습을 보였다면서, 벌써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로 거론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펜스 주지사를 뽑았다면서, 스스로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토론회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지만, 지난 부통령 후보 토론회의 초점은 각 당 대선 후보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특히 민주당의 케인 의원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맹렬하게 공격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케인 의원] “You can’t have somebody at the top….”
기자) 어떤 집단에 관해 얘기할 때마다 비방하는 사람을 제일 높은 자리에 앉힐 수는 없다는 건데요. 트럼프 후보가 모욕에 기반을 둔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펜스 주지사가 어떻게 그런 사람을 지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펜스 주지사는 이런 케인 의원의 말을 무시했고요. 대신 화살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돌렸습니다. 펜스 주지사의 말입니다.
[녹취: 펜스 주지사] “The situation we are watching hour by hour…”
기자) 펜스 주지사는 시리아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실패한 외교 정책의 결과라고 말했는데요. 여기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 후보의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펜스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판정승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케인 의원의 공격을 이런 식으로 피하면서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시청률도 낮아서, 부통령 후보 토론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제 부통령 토론회는 끝났고요. 일요일(9일)에 열리는 2차 토론회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데요. 후보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가 1차 토론회에서 패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차 토론회 때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의 약점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이를 의식해서인지, 최근 선거 집회에서 클린턴 후보가 얼마 전에 폐렴에 걸렸던 일을 거론하는 등 좀 더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후보] “She is supposed to fight all these…”
기자) 클린턴 후보가 여러 문제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자동차까지 몇 걸음도 제대로 옮기지 못했다며 조롱했습니다. 지난달 11일, 9.11 테러 추모행사에 참석했던 클린턴 후보가 일찍 자리를 뜨면서 비틀거리는 모습이 동영상에 찍혔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그 얘기를 한 겁니다. 한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다음 토론회에서 화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클린턴 후보의 최근 연설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클린턴 후보] “My view is, we are already great…”
기자) 미국은 이미 위대하며, 함께 협력하면 앞으로 더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클린턴 후보의 말이었는데요. 트럼프 후보의 선거 구호가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자”인데, 이를 꼬집은 겁니다.
진행자) 네, 2차 토론회에서 클린턴 후보가 승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다시 분위기가 바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지지율 상황 알아보고 넘어갈까요?
기자) 네, 1차 토론회 이후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CBS, CNN, 로이터 통신 조사에서 클린턴 후보가 4~6%p 정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라스무센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1%p, 아주 근소한 차이로 더 높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가 대체로 정해져 있죠. 문제는 선거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경합주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인데, 경합주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오하이오 주에서 두 후보가 거의 비슷한 지지율을 보이며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클린턴 후보가 두 주에서 모두 2%p, 근소한 차이로 앞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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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 국가안보국(NSA)에서 일하던 계약직원이 1급비밀을 빼낸 혐의로 체포됐다고요?
기자) 네,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 주에 거주하는 해롤드 토머스 마틴 씨가 지난 8월 27일에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수요일(5일) 마틴 씨가 정부 재산을 절취하고 1급 비밀 문서와 자료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공개되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빼냈다는 겁니다. 올해 51살인 마틴 씨는 정부 하청기업 부즈앨런 해밀턴 소속으로 NSA에 파견돼 근무해 왔는데요. 1급 비밀을 취급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사람입니다.
진행자) 마틴 씨가 빼온 1급비밀이 어떤 내용인지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법무부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뉴욕타임스 신문은 러시아나 중국, 이란, 북한과 같은 외국 정부 전산망에 침투할 수 있는 NSA 소스 코드(source code)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스 코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설계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마틴 씨의 집과 자동차, 창고를 수색해서 증거물을 발견했는데요. 문서와 함께 여러 장치에서 디지털 자료가 발견됐는데, 최소한 6건의 문서에 1급 비밀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마틴 씨가 이런 자료를 유출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자) 마틴 씨는 이런 정보를 빼내는 것이 잘못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국은 마틴 씨의 행동이 어떤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것인지에 초점을 두고 조사 중입니다. 마틴 씨 변호인 측은 성명에서 아직 마틴 씨가 미국을 배신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고요. 마틴 씨는 해군 출신으로 인생의 대부분을 미국을 보호하는 데 헌신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틴 씨는 정부 재산 절취 혐의로 유죄를 인정 받을 경우, 최고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진행자) 마틴 씨가 부즈앨런 해밀턴 소속이라고 하셨는데요. 몇 년 전에 NSA의 민간인 사찰 활동을 폭로해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에드워드 스노든 역시 부즈앨런 해밀턴 소속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부즈앨런 해밀턴은 성명에서 체포 소식을 듣자마자 마틴 씨를 해고했으며, 당국의 수사에 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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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했다는 소식, 최근에 전해드렸는데요. 올해 상반기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좋지 않군요?
기자) 네, 미 연방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수요일(5일) 올해 상반기 교통사고 사망률을 발표했는데요. 전년도와 대비해 10.4% 증가한 1만7천775명이 도로 위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5년의 경우 교통사고 사망자가 전년 대비 7.2% 증가한 3만5천여 명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1966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는데요. 올해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 증가율보다 더 높게 나온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올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률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높은 증가율을 보일 수도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올해 하반기 교통사고 사망률은 상반기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상반기에 비해 기온이 더 높고 특히 연말엔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연휴가 있다 보니 차량을 이용해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연방고속도로교통안전국의 마크 로즈카인드 국장은 올해 상반기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증한 것을 “위기”라고 표현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한동안 줄다가 다시 이렇게 증가하는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로즈카인드 국장은 이를 위해 30년 안에 교통사고 사망자를 없애겠다, 0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담은 ‘제로 로드 데스(Zero Road Death)’,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화’라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은 다른 연방정부 기관들 그리고 안전 단체들과 연계해 좀 더 구체적인 실무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인데요. 도로 정비와 속도제한 등을 통해 도로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사라지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미 미국의 일부 도시들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전 제로(Vision Zero)’라는 프로그램인데요. 지난 1997년에 스웨덴에서 처음 이 계획을 도입한 후 실제로 교통사고 사망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하고요. 이후 미국 내 일부 도시에서도 ‘비전 제로’를 도입하고 있는 겁니다. 교통부 관계자들은 교통사고의 94%가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인데 자율주행 자동차를 비롯한 무인 운행 시스템이 발달함에 따라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 경제적 손실이 상당하다고 하죠?
기자) 네. 지난 2014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매년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8천360억 달러에 달하는 등 사회적 피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적으로도 교통사고로 인한 손실은 적지 않은데요. 유엔에 따르면 매년 교통사고로 125만 명이 목숨을 잃고 5천만 명이 다친다고 합니다. 따라서 지난 4월 유엔총회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교통안전신탁기금을 제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