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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깊이 보기] “하반기 이후 대북 제재 영향 본격화될 것”


지난해 11월 3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보리가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미국, 한국, 일본 대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벳쇼 고로 일본대사, 사만다 파워 미국대사, 오준 한국대사.
지난해 11월 3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보리가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미국, 한국, 일본 대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벳쇼 고로 일본대사, 사만다 파워 미국대사, 오준 한국대사.

한국의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새로운 대북 제재의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북한경제는 지난해에 비해 후퇴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관측입니다. 매주 목요일 한반도 관련 뉴스를 심층분석해 전해 드리는 ‘뉴스 깊이 보기,’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도입되는 석탄 수출 상한제에 따라 북한의 석탄 수출이 올해 하반기부터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우선 북한 내 광업 부문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광업은 북한의 다른 산업과 달리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광업은 북한 GDP(국내총생산)의 1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김경술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북한 당국의 방침에 따라 발전용과 산업용 등으로의 공급이 증가할 수 있지만, 적정 이윤 회수가 불가능한 구조인만큼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경술 선임연구위원] “북한에서 수출용 석탄을 공급하는 탄광의 경우 중국으로부터 기계설비나 자금 등을 선 투자 받아 이를 활용해 생산 활동을 이어갔지만 중국과의 교역이 중단되거나 줄어 석탄을 내수로 전환할 경우 판매할 곳이 없습니다. 무역회사도 생산할 요인이 없어져 초창기엔 내수로 전환할 수 있을지 몰라도 탄광 자체가 이윤을 창출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아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광물 수출 감소에 따른 외화 부족은 설비와 원부자재의 수입 위축으로 이어져 북한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임수호 통일국제협력팀장입니다.

[녹취: 임수호 팀장] “석탄 수출 상한제에 따라 북한은 지난 2015년 대비 약 7억 달러의 외화 수입 감소가 예상됩니다. 이는 1차적으로는 북한 내 국가통제 경제 부문에 필요한 군수품이나 식량, 생산 관련 부품과 원자재 등의 구입 차질로 이어져 내부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산업연구원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은 외화 수입 감소에 따라 대규모 주택 건설 사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관건은 북한이 석탄을 비롯한 광물 수출 감소로 인한 외화 손실을 비 제재 대상 품목의 수출을 통해 얼마나 만회할지 여부입니다.

KDB산업은행 통일사업부 이유진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이유진 연구위원] “석탄 수출 상한제에 따라 2017년 하반기에 공식적인 석탄 수출이 일체 금지돼 수출 규모가 대폭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은 이에 따라 대체 수출 원천을 고민하겠지만 당장 7~8억 달러를 보충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이 향후 대체 수출 품목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대외무역을 통한 하반기 무역 규모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본 테이쿄대학의 이찬우 교수는 북한이 향후 대북 제재 국면에서 비공식 교역을 비롯해 수산물과 의류 임가공 수출, 해외 인력 파견 등을 통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외화는 연간 최대 4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주민 생활과 직결된 식량 부문의 경우 지난해 곡물 생산이 소폭 증대함에 따라 올해 곡물 공급 상황은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 평양 외곽의 농촌 풍경. (자료사진)
북한 평양 외곽의 농촌 풍경. (자료사진)

한국의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481만t으로 전년보다 7% 가량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연간 최소 곡물 소요량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북한이 비공식 무역 등을 통해 부족분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69만t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의 여파로 곡물의 시장 가격 측면에서 불안정 요인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대북 제재에 따른 외화 수급 감소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북한 원화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시장에서의 곡물을 비롯한 물가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2017년의 경우 북한산 석탄에 대한 수출 규제가 대폭 강화됨에 따라 북한의 외환 수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과 북한의 원화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아 곡물을 포함한 물가 불안정은 지난해보다 커질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특히 제재의 영향이 하반기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커 8, 9월의 경우 계절적 요인에다 제재의 영향으로 시장의 쌀 가격이 상당히 불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또 다른 핵심 전략 부문인 에너지(전력)의 경우 제재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 윤재영 책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윤재영 책임연구원] “2016년의 경우 강우량이 늘고 석탄 수출이 줄어 2015년에 비해 전력 생산량이 전년에 비해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7년의 경우 강우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북한이 수력발전 건설에 매진하는 만큼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대북 제재로 인해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량이 최근 많이 줄어 들어 올해도 전력난은 계속되겠지만 지난해에 비해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기적으로 평양을 방문해온 한 해외 인사는 지난해의 경우 지난 4~5 년 간 방북할 때마다 경험했던 정전을 한 번도 겪지 않을 만큼 평양의 전력 사정이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산업연구원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 이후 대북 제재의 영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지난해에 비해 올해 북한산업의 생산과 투자 활동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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