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요 언론들이 사설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막을 수 있는 방안들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할 경우 요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5일 ‘미국이 어떻게 북한을 막을 수 있나’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대응 방안을 조명했습니다.
신문은 우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단계에 있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언은 차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이에 대해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를 통해 밝힌 표현 역시 미덥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주장한 ICBM 발언에 대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이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을) 돕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그 것(ICBM 시험발사)을 막겠다는 공허한 약속이나 중국에 대한 공격적 수사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교역과 ‘하나의 중국’ 원칙 등 여러 사안들에 대한 공격적 접근이 북한에 대한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란 트럼프 당선인의 믿음 역시 전제조건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진지하게 압박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됐다는 분명한 입장을 세웠을 때만 가능해 보인다는 겁니다.
신문은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공격적 접근이 실패하면 선택의 폭은 좁아질 것이라며, 그가 대선 기간 중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하겠다는 전술을 펼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2일 사설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 미국이 이를 요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문은 미군이 동북아 지역에 해상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고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 요격은 두 가지 목적에서 이롭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은의 핵 개발을 더디게 할 수 있고, 미국의 효율적인 억제력도 과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 정부가 대통령 취임식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때문에 미사일을 요격하지못할 것이란 계산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미국의 자주국방 권리는 이에 대한 충분한 당위성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역시 미국의 행동을 뒷받침한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시카고 트리뷴’신문은 4일 사설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 의도를 분석했습니다.
ICBM 발사 능력에 대한 북한 정권의 거짓말 가능성, 중국을 통한 실질적인 대북 압박 기대,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 미국의 미사일 격추, 김정은과의 협상을 통한 해법 등을 염두에 두고 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신문은 그러나 미사일 요격은 만족감을 줄 수는 있지만 한반도에 전쟁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봤습니다.
신문은 이어 김정은에게 1조, 10조 달러를 준다고 해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발언을 전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할 수 있는 몇 가지 선택들이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동결하는 방안, 핵이나 관련 기술을 테러집단이나 다른 나라에 판매할 경우 북한의 핵 시설들을 타격할 것이란 분명한 경고를 북한 수뇌부에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이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했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