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원의원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 암살과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 정권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런던주재 북한대사관의 위협과 영국 내 탈북민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의 캐롤라인 콕스 상원의원은 지난 28일 조이스 에인리 영국 외교부 국무상(Minister of state)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영국 내 탈북민들의 안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녹취: 콕스 의원] “What is Her Majesty’s government’s assessment of the security of North Korean defectors here in the United Kingdom and…”
영국 내 탈북민들의 안전과 (이들에 대한) 북한대사관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한 영국 정부의 평가를 물은 겁니다.
콕스 의원의 이날 질문은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 씨가 유엔이 금지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말레이시아 경찰의 발표와 연관해 제기됐습니다.
콕스 의원의 질문에 대해 에인리 외교부 국무상은 “영국 정부는 국적에 상관없이 영국 내 모든 사람들의 안전에 유의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또 영국 정부는 “영국 시민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개인적인 (신변)보호는 제공하지 않는다”면서도, “일부 사람들이 특별한 위험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인리 국무상] “My Lords, we are aware that there are some persons are at particular risk…”
에인리 국무상이 언급한 일부 특별한 위협에 있는 사람들은 영국에서 북한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는 탈북민들을 지적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에는 김주일 국제탈북민연대 사무총장과 유럽북한인권 협회의 박지현 간사 등 탈북민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 에 회부하는 운동 등 적극적인 북한인권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많은 의원들이 북한 정권의 최근 행태를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데이비드 앨튼 상원의원은 “김정남 암살에 VX 신경작용제를 사용한 건 끔찍한 일”이라며, “북한 정권이 국제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앨튼 의원] “does not horrific use of VX, a toxic nerve agent, to assassinate Kim Jong-nam serve to remind us of North Korea’ total disregard……”
앨튼 의원은 또 북한이 국제법을 무시하는 사례로 최대 5천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화학무기와 핵·미사일 시험, 관리소에 수감된 수 십만 명에 달하는 정치범들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 침해 가해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권고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앨튼 의원] “Will we be endorsing this and seeking China’s support to bring to justice those..”
지독하고 조직적인 북한의 인권 침해 책임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영국 정부가 이를 지지하고 중국도 지원하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에인리 국무상은 김정남 씨 암살에 VX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결론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며, 북한이 그런 (화학무기용) 물질을 생산할 능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인리 국무상] “We have no reason to doubt its conclusions that it is VX, a highly…
에인리 국무상은 북한과 김정남 씨 암살의 연계 증거 등 관련 정보가 최종 확인되면 영국 정부는 이를 규탄하는 국제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여러 의원들이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문제, 중국 내 탈북민들이 제3국으로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설득하는 방안, 적극적인 대북 정보 유입 방안과 BBC 방송의 대북방송 송출 계획, 북한 정권의 기독교 탄압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했습니다.
에인리 국무상은 탈북민 관련 답면에서 영국과 중국 정부 간 인권대화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 고위 관리들과 베이징에서 만나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는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중국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