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CIA 국장들 “김정은 정권 불안정…고립 심화될 것”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불안정한 상태라고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직 국장들이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 암살 사건으로 북한의 고립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존 맥로린 전 CIA 국장대행은 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 씨 암살 사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미리부터 제거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녹취: 맥로린 전 국장대행] “They particularly would want to make sure that China would not have someone handy that they could install in the event Kim Jong Un was removed or fell from power…”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망하거나 권력에서 멀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때, 중국과 같은 나라가 또 다른 인물을 쉽게 준비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맥로린 전 국장대행은 이번 사건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력 기반이 아직까지 공고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로린 전 국장대행] “The pattern of purging is deep enough…”

특히 북한 내부에서도 고위 관리들에 대한 처형이 지속되는 점까지 고려할 때, 김정은 정권의 불확실성이 관측되고 있다는 겁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을 포함해 30여년 간 CIA에 몸담았던 맥로린 전 국장대행은 이번 사건에 국가의 개입 없이는 확보가 어려운 화학무기 VX가 쓰인 점으로 미뤄볼 때, 배후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장관과 CIA 국장을 지낸 리언 파네타 전 국장도 이번 사건이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파네타 전 국장]“He clearly is somebody who will not hesitate to kill anyone who either displeases him or if he suspects that individual of having opinions that are not in line with the leader…”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는 개인을 포착할 경우 곧바로 죽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확인됐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파네타 전 국장은 앞으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토대로 더 위험한 행동을 할 수도 있고, 이들 무기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들과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예견하면서도, 어떤 상황에서든 북한의 불안정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전직 국장은 모두 이번 사건으로 북한의 고립이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맥로린 전 국장대행은 이번 사건이 공항에서 이뤄진 점에 주목했습니다.

비록 북한 공작원들이 혼잡한 상황과, 김정남 씨가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장소를 원해 공항을 택했겠지만, 공공장소에서 불법 화학물질의 사용을 확인한 말레이시아 입장에선 ‘우려할만한 사건’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또한 중국이 김정남 씨를 한 때 북한의 지도자로 고려했던 사실로 미뤄본다면, 이번 일로 중국도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맥로린 전 국장대행은 밝혔습니다.

[녹취: 맥로린 전 국장대행] “I think China faces a bit of dilemma here…”

이 때문에 중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을 인식했고, 이는 북한을 관리하는 데 있어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네타 전 국장 역시 중국 지도부가 오랜 기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행동에 대해 우려해 왔다면서, 김정남 씨 암살 사건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멀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파네타 전 국장]“So far that reason…”

파네타 전 국장은 현 시점은 미국이 북한 문제를 놓고 중국과의 협상에 나설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