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늘(6일)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4발의 발사체를 한꺼번에 쏜 것은 미-한 합동훈련에 맞선 무력시위라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6일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데 대해 일차적으론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사거리 천km에 최고 고도가 260km에 그친 점으로 미뤄 신형 보다는 기존 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 그리고 한꺼번에 4발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미-한 합동훈련에 초점을 맞춘 무력시위의 성격이 짙다는 설명입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입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이번 발사가 신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기 보다는 네 발을 쐈다는 점에서 기존 미사일을 이용해서 한-미 연합훈련을 맞대응하고 자신들의 동계훈련 기간의 훈련적 차원, 그리고 일부 갖고 있는 기존 미사일을 개량하는 차원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또 북한이 잇단 악재들이 터지면서 국제사회 고립이 한층 깊어지고 있는 상황을 정면 돌파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도발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 이후 ‘대북 선제타격론’이나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강경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가 북한 정권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북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중국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자칫 사면초가에 몰릴 상황을 맞아 북한이 국면전환용으로 도발에 나섰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입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북한 입장에선 여러 가지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원하는 행동, 북한이 생각할 때 해야 할 행동을 계속하겠다는 신호를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보여준 것 같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이 아직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단계에 있는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아무리 대북 강경책을 펼치더라도 북한은 여기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뭔가 북한과 미국간의 대화 가능성을 상당히 유도하려는 그런 메시지가 아닌가 보여집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로 깊어지고 있는 미-중 갈등을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미국과 중국이 지금 북한 머리 위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판을 흔들어 버리겠다는 것이죠. 좀더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껴안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버리겠다는 그런 도발의 성격이죠.”
이밖에도 전문가들 사이엔 김정남 암살 사건 때문에 북한 내부의 분위기가 동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부 권력 안정화도 함께 노린 도발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