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는 8일 열린 이사회에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미국대사는 북한 정권을 비이성적이라고 규정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북한을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지난 6일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정권을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If you look at the situation…”
북한이 지난해 2번의 핵실험과 2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는 정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올 들어서도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씨 암살 사건을 저질렀고, 이달엔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한꺼번에 쐈다며, 북한 정권의 행동이나 생각은 이성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We are not dealing with the rational person…”
헤일리 대사는 특히 북한이 이성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북한과의 협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헤일리 대사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또 미-한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The military exercises…”
두 나라의 연합훈련은 지난 40년 간 매년 이어져 왔으며, 북한에 미리 통보하는 등 투명하고 공개적인 형태로 실시돼 왔다는 설명입니다.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헤일리 대사의 이같은 언급은 중국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앞서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는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의 중단을, 미국과 한국에는 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제안했습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도 “왜 안 되는지를 말해 보라”면서, 사드는 다른 나라들을 겨냥하고 있지 않으며, 북한의 위협 때문이란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태열 한국대사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녹취: 조태열 대사] “This is not for us to talk about…”
북한과 관련한 모든 선택지는 고갈됐고, 지금은 핵 동결을 포함한 대화를 할 시점이 아니라는 겁니다.
조 대사는 북한의 행동을 바꿀 유일한 방법은 계속해서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벳쇼 코로 일본 대사는 최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3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벳쇼 대사] “This is actually very dangerous…”
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민간인이나, 일대를 운항하는 항공기와 선박 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던 만큼 북한의 행동은 “매우 위험했다”는 겁니다.
안보리 이사국들은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한 목소리로 북한을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보리 3월 의장국인 영국의 매튜 라이크로프트 대사는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이사국들이 북한에 도발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유엔 회원국들이 대북 제재를 완전하게 이행할 것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북한 문제의 해법을 찾을 것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안보리는 전날인 7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안보리는 이 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활동이 핵무기 운반 시스템의 개발을 돕고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현 상황을 계속해서 긴밀히 주시하고, 기존 결의에 따라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