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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 정부, 정권교체 목표 대북정책 펼쳐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지난 1월 부인 리설주와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지난 1월 부인 리설주와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북한의 정권교체를 대북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의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카네기국제평화연구소 (CEIP)에서 열린 대북정책 토론회.

토론이 제재와 협상 등 기존의 방식들에 집중되자 방청석에 있던 랄프 코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태평양포럼 소장이 ‘정권 교체’ 두 단어는 왜 언급하지 않냐며 문제를 제기합니다.

[녹취: 코사 소장] “Two words we haven’t been used. Regime Change…”

북한 정권이 앞으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그런 북한의 핵무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 ‘정권 교체’도 논의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주장입니다.

코사 소장은 무력을 통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경제적, 정치적, 심리적 수단을 통해 김정은을 권좌에서 제거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의 독일마샬기금(GMF)이 벨기에에서 개최한 북한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메건 오설리번 하버드대학 교수가 ‘정권 교체’를 언급합니다.

[녹취: 오설리번 전 부보좌관] “I’m struck that both of you said we need to throw everything we can at this problem, but both of you….

앞서 발언한 토론자들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해야 한다면서 ‘정권 교체’란 말은 제외했다는 지적입니다.

오설리번 전 부보좌관은2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의 정권 교체를 반드시 옹호하는 게 아니라 (대북 정책에 대한) 생각을 다듬는 중에 질문을 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북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자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 정권 교체를 공론화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위험부담이 큰 무력 사용이나 정권 붕괴 시도보다 중국이 매력을 가질 수 있는 친중국식 정권 교체론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의 브렛 스테핀스 논설부실장은 27일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 정권의 교체를 분명한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년 간 유인책과 제재를 모두 사용했지만 실패한 만큼 우선 ‘친중국 방식의 정권 교체’를 중국과 협의하고, 중국이 이를 거부하면 중국을 압박하며 통일을 중심으로 하는 한반도 정책을 적극 추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신문은 특히 내부 쿠데타 등을 통해 김정은 정권을 친중국 정권으로 대체하고 북한의 마오쩌둥 시대 같은 현 전체주의 체제를 덩샤오핑 같은 실용적 권위주의 체제로 대체하는 정권 교체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북한의 완충역할 유지 등 중국의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핵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고 경제 개혁을 통해 북한의 인도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란 겁니다.

이에 대해 랄프 코사 CSIS-태평양포럼 소장은 28일 ‘VOA’에, 자신은 정권 교체 옹호자는 아니지만 ‘친중국식 정권 교체’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사 소장] “I think we can tell Chinese if you support our…”

중국은 북한의 체제 붕괴와 한반도 통일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김정은 보다 덜 적대적인 친중국식 정권으로 대체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논의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지난주 브뤼셀 포럼에서 김정은 정권을 교체할 쉬운 방법이 없고, 정권 붕괴 시도는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와도 거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셔먼 전 차관] “I don’t think there is an easy way to bring about regime change…”

셔먼 전 차관은 대신 국제사회가 공조해 지금까지 구사했던 모든 방법을 동시에 동원해 북한 정권을 압박하며 핵무기와 정권 생존 사이에 택일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사 소장은 김정은 정권이 미국 정부에 정권 교체를 검토할 수밖에 없도록 압박하는 상황이라며, 김정은이 정책을 바꿀 수 없다면 그를 권좌에서 축출하도록 하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사 소장] “The failure for him to change his policy leaves us very few options other than trying to remove him from power…”

코사 소장은 정권 교체 압박 방식의 하나로 대대적인 대북 전단과 방송 등을 통해 정확한 소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으면 그의 정체성 자체를 흔드는 방법이 최선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Telling him if he does more test, we will take action that we…”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을 `3류 국가’로 전락시키고 고립시킨 책임을 제기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이끌 적임자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내부의 정치적 불안정을 통해 정권 교체를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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