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이 일주일 간의 다양한 행사를 모두 마치고 막을 내렸습니다. 14번째를 맞은 올해 행사에서 탈북자들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폭로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규탄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에서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북한자유주간 행사 중에 탈북자들은 북한의 다양한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인 24호 관리소에서 경비병으로 근무했던 임혜진 씨는 수용소 내에서 끔찍한 인권 유린이 자행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임혜진] “정치범수용소에서의 삶은 새벽 5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잠자리에 들기까지 모든 것이 감시와 아무런 보수 없이 일하는 것이 전부였고, 삶 자체가 지옥 그 자체였습니다.”
서울의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의 허광일 위원장은 북한 당국이 자행하는 반인도적 만행이 정치범수용소에만 그치지 않는다며, 사실상 북한 전역이 하나의 감옥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고아원과 관련된 일을 했던 탈북자 김지영 씨는 북한 고아들의 영양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성장발달이 늦어지고 있다며, 그런 아이들의 영양 상태는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김지영] “고아원에는 7살짜리 애들 키가 남한의 2~3살짜리 애들 정도 밖에 자라지 못한 애들이 대다수입니다.”
아울러, 탈북자들은 올해도 중국 정부에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녹취: 효과음] “중국 정부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에 대한 강제북송을 전면 중단하라”
워싱턴 시내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송하는 중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또한, 중국 관영언론인 CCTV 미국 사무소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밖에도 음악회와 사진전시회, 영화상영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올해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포함됐습니다.
한국의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이제는 말 보다 행동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상학 대표] “김정은이 존재하는 한 북한 인민은 계속 정치범 수용소와 굶주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갈 것입니다.”
박 대표는 탈북자들이 앞으로도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직 북한 군인들로 구성된 서울의 탈북자단체인 북한인민해방 전선의 최정훈 대표는 북한의 변화를 위한 대북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최정훈 대표]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놓고 보면 강력한 대북제재 못지 않게 방송과 정보유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 행사를 주관한 워싱턴의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People ask me all the time when will the Kim Jong Un regime collapse.
숄티 대표는 김정은 정권이 언제 붕괴될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고, 이에 대해 항상 내일이라고 대답하고 있다며, 그런 날이 올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들은 이번 행사 기간 중에 세계탈북자총회를 개최하고, 김정은 정권 붕괴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워싱턴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녹취: 최정훈 대표]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이 곳에서 엄중하고 준엄한 워싱턴선언을 발표한다.”
탈북자들은 이 선언을 통해, 김정은 정권에게는 핵 미사일 도발을 당장 중지하고, 모든 반인도적 행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에 대해서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세계탈북자총회를 주최한 한국 외교부의 이정훈 북한인권대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전세계 탈북자들이 아직도 반인도 범죄를 자행하는 북한 정권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정훈 대사] “앞으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탈북민들이 최전방에서 직접 나서서 단합된 목소리는 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한편, 이번에 워싱턴을 방문한 일부 탈북자들은 올해 행사 중에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와 의회 청문회 등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행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나 참여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실상을 폭로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북한자유주간 행사는 지난 2004년 시작됐습니다.
매년 4월 마지막 주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다가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에서 열렸고, 2015년부터는 해마다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열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