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경제 전문가들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을 분석한 책을 펴냈습니다. 두 전문가는 이 책에서 대북 제재와 유인책이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서 7일 이 연구소 마커스 놀랜드 부소장과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스테판 해거드 교수가 함께 펴낸 책을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놀랜드 부소장과 해거드 교수는 북한경제 전문가입니다.
두 전문가는 '어려운 목표물: 북한에 대한 제재와 유인책'이란 제목의 이 책에서 대북 경제 제재와 유인책이 북한의 행동을 바꾸는 데 실패하는 과정을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대북 경협사업'을 유인책의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놀랜드 부소장은 책 제목을 '어려운 목표물'로 지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녹취:놀랜드 부소장] "North Korea is hard target because it is insensitive to sanctions and inducement..."
북한은 제재와 유인책 모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상대란 지적입니다.
놀랜드 부소장은 통제체제인 북한이 내부의 적대세력을 탄압하는 동시에 자생적으로 생긴 시장경제를 적절하게 용인하는 당근책을 구사해 제재와 유인책의 효과를 떨어뜨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제재와 유인책으로 북한이 변할 것으로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장마당 같은 시장경제적 요소와 관련해서는 시장경제가 북한 정부의 사회통제 노력을 복잡하게 할 것이지만, 체제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놀랜드 부소장은 이제 북한의 미래는 주로 북한 지도부가 원하는 것과 능력에 달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놀랜드 부소장] "Specifically the country's future is gonna be determined largly by..."
놀랜드 부소장은 하지만 북한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면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놀랜드 부소장은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김대중 정권이나 노무현 정권처럼 햇볕정책이나 경제협력 같은 대북 유인책을 들고나올 것으로 본다며, 중국보다 한국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놀랜드 소장은 강조했습니다.
[녹취: 놀랜드 부소장] "Coordination failure could create highly dangerous situation."
미국과 중국이 함께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만일 한국이 북한과 아무 조건없이 접촉하고 협력하면 이는 북한 `병진 노선’의 생명을 연장하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병진 노선은 핵무기와 경제 개발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북한의 공식 정책입니다.
한편 놀랜드 부소장은 북한 핵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 평화적인 해법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놀랜드 부소장] "Yet the likelihood of peaceful resolution of North Korea problem could be rising as well..."
군사적 해결책이 가능하지 않은 상태라 미국의 정책입안자들이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놀랜드 부소장은 또 새로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 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뜻을 보인 상태라 과거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수교하기로 한 것 같은 획기적인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차선의 해법을 그려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놀랜드 부소장] "The kind of second best equilibrium solution is not hard to sketch..."
정전체제를 끝내는 노력의 하나로 미국과 북한이 외교관계를 맺고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새로 개발하거나 만들고 확산하지 않는다고 약속하며 이를 실천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개발을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고 놀랜드 부소장은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