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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미한 정상회담 의제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오는 29일 워싱턴에서 열립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의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인데요. 회담 의제와 두 나라의 입장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미-한 정상회담은 오는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백악관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가장 큰 현안은 북한 핵 문제입니다.

미-한 양국은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목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대북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다는 점에도 뜻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최대 압박과 개입’이라는 명칭이 말해 주듯이 대북 압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 have somebody that is not doing the right thing and that’s going to be my responsibility”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초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북 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 압박보다는 대화를 통한 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문재인]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북한의 호응을 촉구합니다."

북한과의 대화 조건을 둘러싸고도 서울과 워싱턴은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문 대통령이 밝힌대로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으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미국은 핵.미사일 동결만으로는 부족하며 북한이 비핵화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의 지난 15일 브리핑입니다.

[녹취: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 “Our position has not changed. For the DPRK, for us to engage in talks with the DPRK, they would have to de-nuclearize.”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대화할 것이며, 현재 미국은 북한이 그런 단계를 밟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미-북 관계 정상화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문재인]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미-북 관계 정상화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미국은 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모든 문제가 북한의 핵개발로 시작된 것인만큼 먼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야 나머지 문제들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미-한 두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눌지도 큰 관심사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군은 올 3월 발사대 2기를 한국에 반입해 경상북도 성주의 사드 부지에 배치한 데 이어 나머지 4기를 추가로 반입해 미군 기지에 보관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해 법령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경우 사드 배치가 1년가량 늦어지게 됩니다.

청와대는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를 연기하거나 무효화 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입니다.

[녹취:정의용] “정부는 한-미 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사드는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결정한 것으로서 정권이 교체됐다고 해서 이 결정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

이에 대해 백악관은 한국 정부가 사드의 한국 배치 결정을 번복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틸러슨 국무장관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사드 문제가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였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 관리는 한국 정부가 "미국에 사드 배치에 관한 과거 공약을 (원 상태로) 되돌리지 않을 것임을 확언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 온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 씨 문제가 정상회담에서 거론될 수도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 씨를 북한에서 "좀더 일찍 데러 왔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윔비어 씨 사망을 안타까워 하며 가족에게 조의를 표했습니다. 또 북한의 인권 상황에 유감을 표했습니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입니다.

[녹취: 박수현 대변인] “북한이 인류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미-한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나라 무역량은 지난 2012년 3월 체결된 자유무역협정을 계기로 100억 달러 이상 늘었습니다. 그러나 평소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폐기하거나 종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환영만찬과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 등 일련의 행사를 통해 개인 차원의 유대와 신뢰를 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3박5일에 걸친 이번 방미 기간 중 펜스 부통령 등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을 두루 만나 새 정부의 국정기조를 설명하고, 한인 간담회도 가질 계획입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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