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오늘 (27일) 한국 국회와 러시아 하원 공동 주최로 제2회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이틀째 회의가 열렸습니다. 정세균 한국 국회의장은 북 핵 문제 해결에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세균 한국 국회의장은 27일 서울에서 열린 제2차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기조연설에서 대북 제재와 협상을 위한 대화가 병행될 때 비로소 북한 문제 해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며 남북한 국회의장회의를 추진할 뜻을 밝혔습니다.
정 의장은 이러한 노력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평화 문제이자, 유라시아 발전과 번영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제재와 대화 병행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정 의장은 북한이 그동안 유엔과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해 왔다며 이 같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당연하지만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 당사국 의회 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것 역시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며 최근 한국 국회는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한 정부의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정 의장은 아울러 한반도에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한반도와 유럽이 육로로 연결되면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을 잇는 새로운 교류망이 열릴 것이라며 이는 통일한국이 유라시아 대륙의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지난 4월 북한 당국에 이번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참가를 요청했지만 북측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초청 대상은 최고인민회의 최태복 의장이었습니다.
한국 통일부 이덕행 대변인의 지난 5일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이덕행 대변인 / 한국 통일부] “지난 4월에 IPU 총회 때 아마 우리 대표단, 그 다음에 러시아 대표단을 통해서 북측에 참가를 요청해 놓은 상태이고 현재까지 북한의 답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편 정 의장은 26일 이번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장핑 중국 전인대 부위원장과 양자면담을 갖고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장핑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중 관계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바로 ‘사드’라면서 사드 문제를 해결해 한-중 관계를 다시 건전하고 안정적인 궤도로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핑 부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 축전을 보냈고 통화도 했다며 이는 중국 측이 한-중 관계의 발전을 위한 선의를 보인 것이라면서 한국도 한-중 관계를 생각한다면 ‘사드’라는 큰 장애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세균 의장은 과연 사드 문제가 수교 이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한-중 관계를 흔들만한 사안인지에 의구심이 든다며, 사드 문제가 한-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한다는 데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정 의장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역지사지’를 언급하며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고 지난해에는 미사일 시험을 24번이나 했다며 한국으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북 핵 문제가 없었다면 사드 도입도 필요 없다며 한국은 북 핵 문제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고 어떤 식으로든 한국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며 중국이 한국의 입장이라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잘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의장은 아울러 오래된 한-중 관계의 역사를 볼 때 이를 원점에서 더 후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이 보다 나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