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주한대사들은 ‘VOA’에 미한 정상이 실무관계보다 신뢰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방미 첫 행사로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헌화하는 등 여러 우호적 행보들이 두 나라 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직 대사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은 이번 미-한 정상회담이 과거 어느 때보다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매우 심각해지고 두 동맹 간 잠재적 이견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우선 정상들의 신뢰 구축과 공통 협력 분야를 찾는 게 시급하다는 겁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대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에 관한 두 정부의 이견들이 정상회담에서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I think differences over North Korea would be my greatest concern…”
핵·미사일 동결과 사드 배치 등에 관한 이견들이 관계를 위험하게 전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공동의 협력 분야에 초점을 맞추며 관계를 순조롭게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두 정상은 “비록 일부 전술은 다르더라도 북한과 관련해 (비핵화란) 궁극적인 목표에 뜻을 같이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견들을 단시간에 풀기보다 추가 고위급 대화를 통해 합의 가능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전시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대가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동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는 과도한 실무적 접근을 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힐 전 대사] “I worry that there will be too much of transactional approach. All right you do this…”
이견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 것을 하면 우리는 저 것을 하겠다”는 식의 실무적 협상 거래는 너무 이르고 위험하기 때문에 “정상 간 신뢰 구축이 먼저”란 겁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회담 결과에 대해 고정관념을 갖지 말고,즉답보다는 북한 상황에 관한 자신의 시각을 말하며, 미-일, 미-중 정상회담처럼 좋은 친구를 맺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해 동결 대 동결 방식, 미-한 연합훈련 축소 등은 검증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이런 ‘동결’ 제안을 한다면 자칫 중국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허바드 전 대사는 이번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낙관했습니다. 두 정상이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고 개인적 관계 구축을 강하게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일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좋은 출발이 될 것이란 겁니다.
허바드 전 대사는 특히 문 대통령이 최근 외신들과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우려를 많이 불식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에서 혼수 상태로 돌아온 뒤 사망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 가족에게 조전을 보내는 등 관계 발전에 매우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허바드 전 대사] "President will be going to Quantico Marine base to….”
특히 방미 첫 행사로 콴티코 미 해병대 기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헌화하고, 미군의 도움으로 흥남 철수 때 문 대통령의 부모가 탈출한 사연은 미국인들의 환대를 받을 수 있는 상징적 행사라고 말했습니다.
힐 전 대사와 버시바우 전 대사도 이런 행보가 두 나라 관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특히 미국인들이 웜비어 씨의 죽음에 “상당히 분노”하고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말할 때 “북한 정권에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힐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의 분명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대사] “I think American president should be able to be clear about our standing on human rights…”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북한 문제는 북한 주민이 아니라 북한 정권의 핵 정책 때문이란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힐 전 차관보는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