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의 최신 항공기 1대가 8개월 가까이 지상에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행 성수기인 여름이 됐지만 고려항공은 비수기 때보다 움직임이 크게 둔화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려항공이 해외에 취항할 수 있는 항공기는 4대에 불과합니다.
이들은 러시아 투폴레프 사가 만든 ‘Tu-204’와 안토노프 사의 ‘An-148’ 항공기 각각 2대로, 고려항공의 취항지인 중국과 러시아 노선을 운항해 왔습니다.
그런데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 웹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 24’에 따르면, 이 중 기체 번호가 P-672인 An-148 항공기는 최근 몇 개월 간 운항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고 있습니다.
‘플라이트 레이더 24’의 홍보담당자인 이언 페트체닉 씨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P-672가 마지막에 포착된 건 2016년 11월28일”이라고 확인했습니다.
8개월 가까이 운항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An-148은 최대 85명의 승객을 태우고 2천1백 Km에서 4천4백 Km를 운항할 수 있는 중단거리 여객기로, 지난 2013년과 2015년 고려항공에 인도된 최신형 여객기입니다.
현재로선 고려항공의 전체적인 운항 감소가 ‘P-672'가 해외 레이더 망에서 사라진 이유로 보입니다.
고려항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객기 4대가 쉴새 없이 운영되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최소 8개 노선을 4대가 번갈아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An-148 여객기들은 중국 지난과 칭다오, 타이위안 등지의 여름철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전세기로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약 한 달 간 운영됐던 단둥 노선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전세기 재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고려항공의 운항 감소는 비단 전세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고려항공은 지난해 7월 통상 주 4회 스케줄로 운영됐던 베이징 노선을 5회로 증편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편수를 줄여 주 4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주 2회 운영됐던 상하이 노선의 경우 지난달과 이달엔 지금까지 운항횟수가 4번에 불과합니다.
그밖에 지난해까지 150여명이 탑승 가능한 Tu-204 항공기가 셴양과 베이징 노선에 투입됐었지만, 현재는 80여 석을 보유한 An-148이 셴양으로 향하고 있고, 베이징도 일주일에 한 번은 이 항공기가 투입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탑승객 감소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서 고려항공은 지난해 국제사회 대북 제재의 영향으로 순차적으로 태국 방콕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쿠웨이트 운항이 사실상 막혔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고려항공이 취항하는 나라는 5개였지만, 현재는 중국과 러시아 2개국 4개 도시로 줄어들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