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밖에 없다는 주장에서부터 미-북 직접대화가 현실적 대안이란 주장까지 제안도 극명히 갈렸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1일 논설에서 북한 문제 해법을 위해 중국을 전면에 내세울 것을 제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의 압박 구도를 지속하면서 중국이 외교적 해법을 주도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중국을 움직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독자적인 군사적 해법에 나서면 중국의 경제와 안보 이익이 심각하게 타격받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유엔총회에 미국과 일본, 한국, 러시아 등 핵심 당사국들을 초청해 과거 이란 핵 협상(P5+1)처럼 북한 문제 해법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신문은 중국이 과거 뒷전에서 참관인 역할을 했다면 이제 의장이 될 때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를 통해 가을에 열릴 19차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자신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신문은 그러나 중국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신문은 1일자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허세를 그만두고 직접 개입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시간을 끌수록 미국과 동맹에 대한 위협이 가중되는 만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다른 고위급 특사를 평양에 보내 협상 기반이 있는지 탐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신문은 틸러슨 장관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중대한 외교적 시작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미 전문가들도 지난 몇 주 사이에 북한의 반복적인 대화 신호가 있었다고 말하는 만큼 이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지난 30일 사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정권 교체를 분명한 목표로 삼아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이 계속 북한의 국제 제재 회피를 방조하며 외교적 해법의 환상을 설파하고 있다며,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권 교체는 침략이나 즉각적인 남북통일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핵무기로 세상을 위협하려 하지 않는 북한의 장성들이나 정치 파벌이 김정은 정권을 무너트리면 동북아시아의 안보도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문은 미국이 이런 정권 교체 목표만 뚜렷하다면 북한을 국제 금융망에서 차단하는 것 등 여러 정책적 도구들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목표를 토대로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들에게 김 씨 일가의 범죄에 관한 진상을 적극 알릴 수 있고, 김정은이 북한을 재앙으로 이끈다고 군 고위층이 믿는다면 김정은에 맞설 수 있다는 겁니다.
신문은 중국 지도부도 북한의 혼란스런 붕괴나 전쟁보다 이런 방식을 선호하는 쪽으로 결론을 낼 수 있다며, 최근 김정은과 핵무기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 CIA 국장의 발언은 올바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