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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북한 가뭄 피해 실태와 국제사회 대응


지난 2014년 6월 북한이 평양시 강남군 당곡협동농장의 가뭄 대응 노력을 영상으로 내보냈다. 경작지가 물 부족으로 곳곳에서 갈라진 것이 눈에 띈다. (자료사진)
지난 2014년 6월 북한이 평양시 강남군 당곡협동농장의 가뭄 대응 노력을 영상으로 내보냈다. 경작지가 물 부족으로 곳곳에서 갈라진 것이 눈에 띈다. (자료사진)

북한에서 가뭄으로 인한 영양실조와 설사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진 기자와 함께 올해 북한의 가뭄 피해 상황과 국제사회의 대응, 질병 예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북한이 올해 가뭄으로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나요?

기자) 아직 전체 가뭄 피해가 집계된 것은 아니지만, 유엔은 북한이 올해 2001년 이래 최악의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1월에서 6월까지 비가 많이 오지 않아 황해도와 평안도, 남포시 등 주요 곡창지역이 비정상적으로 건조했는데요, 이들 지역은 북한의 공공배급체계에 필요한 식량의 43%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6월 말 수확한 밀과 보리, 감자 등 이모작 작물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했고요, 쌀 등 주요 작물의 피해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주요 작물의 피해는 어느 정도 예상되나요?

기자)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빈센트 마틴 중국∙북한 대표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자료에서 “ 올 가을 쌀 수확량이 전례 없는 규모인 2백만t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 주민들의 식량 상황이 매우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쌀 수확량이 도정 전 기준으로 253만6천t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뭄의 영향으로 53만t 정도 줄 것으로 보이는 겁니다.
하지만 식량농업기구의 당시 자료는 6월 말까지 인공위성을 통해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어서 이후 상황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7월 중순 이후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해갈이 됐을 수도 있고요. 이와 관련해 제가 식량농업기구 FAO에 현재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상황에 대해 더 파악된 것이 있는지 문의를 했는데요, 식량농업기구 조기경보국의 크리스티나 코슬렛 동아시아 담당관은 18일 ‘VOA’에 7월에 비가 좀 내렸지만 가뭄으로 인한 주요 작물의 피해가 회복되기에는 이미 늦었다며, 수확량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모작 작물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했다고 했는데, 이로 인한 영양 부족 등 피해는 없나요?

기자) 유엔은 가뭄의 영향을 받은 지역 주민들의 영양과 보건 상태가 매우 악화됐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북한 당국의 보고를 인용해 가뭄 피해 지역에 5세 미만 영양실조 어린이가 4%에서 19%로 증가하고, 설사병 환자도 15%에서 32%로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영양실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아일랜드의 비정부기구인 ‘컨선 월드와이드’는 1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북한 당국이 영양실조 문제에 대한 지원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이에 대응해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와 함께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북한 가뭄 피해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황해북도에 펌프 20대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컨선 월드와이드의 지원 계획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밖에 유엔 등 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은 가뭄 피해에 대응해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기구들에 630만 달러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올 상반기 ‘자금부족 지원금’ 명목으로 600만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하반기 추가로 63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건데요, 자금이 아직 전달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 자금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될 예정이죠?

기자) 가장 많은 자금은 유니세프에 배정됐는데요, 총 281만 6천 달러 예산으로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5세 미만 어린이를 치료하고 예방가능한 질병으로 취약계층이 사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중점 지원할 예정입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필수 의약품과 의료기구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세계식량계획 WFP와 식량농업기구 FAO, 유엔인구기금 UNFPA도 영양과 보건, 식수 위생 사업을 통해 가뭄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그밖에 국제사회의 또 다른 지원이 있나요?

기자) 프랑스의 민간단체인 프리미어 어전스는 최근 웹사이트에 북한 가뭄 피해에 대응해 황해남도 5개 농장에 이동식 펌프 10대 등 물자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구호단체 대북사업담당관도 최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을 방문해 가뭄 피해 상황을 둘러봤다며, 밀가루 등 식량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가뭄 피해 지역에서 설사 환자도 늘고 있다고 했는데요, 마지막으로 설사를 예방법과 설사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주시죠.

기자) 체력의 소모를 피하면서 장운동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안정을 취하고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설사는 수분이 배출되는 현상이므로 탈수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따뜻한 물에 소금을 약간 타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의 경우 소화하기 쉬운 따뜻한 음식 위주로 먹이고 수분 공급에 유념해야 합니다. 의사들은 모유를 먹는 아이는 모유를 계속 먹이되 분유나 우유를 먹는 어린이는 분유 섭취를 일시 중단할 것을 권합니다.

진행자) 네. 김현진 기자와 함께 올해 북한의 가뭄 피해 상황과 국제사회의 대응, 질병 예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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