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용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소를 방문해 미사일 대량생산을 독려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ICBM 실전배치 의지를 과시하며 미국을 위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소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행보를 공개한 것은 지난 15일 전략군사령부 시찰 이후 8일 만입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가 ‘화성’ 계열 미사일들의 열 보호 재료와 탄두, 엔진 분출구 재료 등에 대한 연구와 생산을 맡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이 곳을 시찰해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격려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연구소가 최근 자체 기술로 ICBM의 탄두와 고체연료 엔진 분출구 제작에 이용되는 최첨단 재료인 탄소복합재료를 만드는데 성공해 북한의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연구소의 기술적 성취로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입증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추켜 올렸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생산 능력을 확장해 미사일 탄두와 고체연료 엔진을 꽝꽝 생산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 7월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를 직접 반박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신범철 교수입니다.
[녹취: 신범철 교수 / 한국 국립외교원] “북한은 지난 7월 발사한 ‘화성 14형’ 재진입을 성공했다고 이야기 하거든요. 반면 국제사회 평가는 실패로 보는데 북한 입장에선 자기들이 재진입 기술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진입 기술을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김 위원장이 미사일 생산 역량 확대를 지시한 것은 ICBM의 무기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미국을 위협하는 메시지로 분석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입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이 꽝꽝 생산하라고 하는 것은 이제 연구개발이나 시험발사 국면은 끝났고 실전배치를 하고 양산체제로 들어가라는 이런 의미로 받아들여야 되겠죠.”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자에 실은 김 위원장의 이번 시찰 사진을 통해 아직 시험발사하지 않은 고체연료 계열의 ‘북극성-3형’ 미사일 관련 정보를 노출했습니다.
이 사진엔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설명판을 배경으로 김 위원장이 관계자들과 대화를 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북극성-3형은 고체연료 계열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로 기존 북극성-2형보다 직경을 더 늘려 사거리를 확장한 중거리탄도미사일, IRBM이라는 관측입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노동신문'의 사진이 북극성-3형의 시험발사를 예고한, 북한 측의 시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박사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액체연료도 그렇고 고체연료도 그렇고 미사일 개발하는 경로가 단거리 만들고 중거리 만들고 그 다음에 ICBM으로 가거든요. 그래서 중간 단계로서 IRBM급을 만드는 데 고체도 지난 번에 보여준 북극성-2까지는 단거리미사일이니까 이번엔 중거리 미사일 IRBM급을 만들어 시험을 하는 거고 그 다음 단계로 ICBM급으로 바로 가겠죠.”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 노스’는 최근 신포 일대 위성 사진 분석 등을 근거로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