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부 해안 곳곳에서 표류 중 발견되는 북한 선박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식량난과 북한 당국의 무리한 어획량 할당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최근 일본 해안에서 표류 중인 북한 선박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거의 매일 나오고 있습니다. 표류 선박이 발견된 사례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표류 중 발견되는 북한 선박은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월 2~5건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11월에 갑자기 28건으로 늘면서, 일본 당국의 공식 집계가 공개된 2013년 이후 월 단위로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12월에도 하루가 멀다고 표류 선박이 발견되는 것으로 미뤄볼 때 올해 역대 기록을 깰 전망입니다.
진행자) 과거에는 한 해 몇 건이나 발견됐었나요?
기자) 일본 당국에 따르면 북한에서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듬해인 2013년에 80건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2014년 65건, 2015년 15건, 2016년 66건 이었고, 올해는 10일 현재 8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표류 선박들에서 시신들도 함께 발견되고 있다지요?
기자) 네, 적게는 2-3구에서 많게는 8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시신들은 남녀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부패가 심한 경우가 많은데요, 사망한 지 한 달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선박들이 일본 해안에서 표류하다 발견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가을부터 겨울철에 대륙에서 부는 북서풍의 영향 때문입니다. 청진이나 함흥, 원산 등지에서 출항해 물고기를 잡다 무슨 이유에서든 사고가 나면 해류에 떠밀려 일본 북부 지역에까지 내려오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왜 이처럼 사고가 잦은 건가요?
기자) 사고 선박은 거의 대부분 길이 10미터 안팎의 작고 낡은 목선인데다, 연료가 부족하거나 기관 고장을 일으킨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식량도 부족해 사고가 나지 않았어도 선원들이 사망해 표류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10미터 안팎의 작고 낡은 목선으로 먼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건 무리가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발견된 북한 선박들이 육지에서 5마일 이상 가거나, 3미터 이상의 파도를 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네 낚싯배 정도인데, 이런 배로 오징어나 명태 등을 잡기 위해 최고의 어장으로 알려진 대화퇴 인근까지 접근한다는 겁니다. 대화퇴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에 근접해 있어 올 들어 지난 7월 이후에만도 이 지역에서 불법 어로 중 경고를 받은 북한 어선이 2천 척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북한 선박들이 왜 사고 위험을 무릅쓰면서 먼바다까지 나와 조업을 하는 건가요?
기자) 북한 당국의 무리한 할당량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에서 수산물은 외화벌이 수단인데다, 식량난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이 때문에 당국이 정책적으로 `물고기 잡이 전투’를 독려하고 있고, 결국 소형의 낡은 목선으로 무모하게 먼바다로 나갔다고 사고를 당하는 겁니다. 북한 어선들은 당국이 외화벌이 목적으로 근해 어업권을 중국 배들에 팔아 넘긴 탓에 먼바다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북한 선박이 일본 해안에서 자주 발견되는 데 대해 일본 내 여론은 어떤가요?
기자) 상당히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과거 북한 요원들에 의한 일본인 납치가 대부분 해안 지방에서 북한 공작선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부 구조된 북한 선박의 선원들이 현지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여론은 곱지 않은 상황입니다.
진행자) 앞으로도 일본 해안에서 표류하는 북한 선박이 계속 발견될까요?
기자) 북한에서 식량난과 외화난이 계속되는 한 사고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겨울철을 앞둔 시점에 고기잡이가 활발하고, 사고도 이 때 많기 때문에 12월 이후에도 현재의 추세가 계속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