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말 시험발사 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 아니라는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아직은 외교로 풀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세 번째 ICBM에 대한 미 고위 당국자의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지요?
기자) 네, 지난달 29일 발사한 ICBM이 북한이 지금까지 쏘아 올린 미사일 가운데 가장 진전된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북한은 발사 직후 정부 성명을 통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는데요,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로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의 이번 평가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한 겁니다.
진행자) 북한의 ICBM이 미 본토에 임박한 위협이 아니라는 평가는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이 아직 이른바 `레드 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겁니다. 레드 라인은 외교적 대응의 실패와 군사적 대응의 시작을 가르는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의 길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매티스 장관은 “외교가 주도하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매티스 장관은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이튿날에도 외교적 해결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북한의 ICBM이 왜 미 본토에 임박한 위협이 아니라는 건가요?
기자) ICBM은 통상 5천 킬로미터 이상의 사거리를 갖는 장거리 미사일을 말합니다. 이 정도 거리를 날기 위해서는 대기권을 벗어나 비행하는 것이 필수적인데요, 다시 대기권에 진입할 때 탄두가 초음속 비행과 대기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8천도 가량의 고열을 견뎌내면서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금까지 세 차례의 ICBM 발사에서 이 기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일찌감치 이와 관련한 판단을 공개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습니다.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과 종말단계 유도 기술, 그리고 핵탄두 소형화 세 측면에서 기술력을 입증하지 못 했다는 겁니다. 북한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 했는지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 평가가 엇갈립니다. 하지만 재진입 기술을 갖추지 못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과 한국 정부의 평가가 일치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그럼, 북한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갖추게 되는 시점을 언제쯤으로 보고 있나요?
기자) 이에 대해서도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 초면 완성될 것이란 관측에서부터 아직 2-3년은 더 걸릴 것이란 분석까지 다소 편차가 큽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이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지난달 ICBM 발사로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건가요?
기자) 한국 당국은 북한이 급격한 상황 변화나 외부적 요인이 없다면 당분간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신년사를 통해 대남 `평화공세’를 펼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설사 북한이 자신들의 주장대로 핵 무력을 완성했다 해도 기술적 요인 때문에 일정 시점에는 시험을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매티스 장관은 북한의 ICBM에 대한 `포렌식 분석’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했는데요. 포렌식 분석이란 게 뭔가요?
기자) 사람의 시신이 변사체로 발견될 경우 흔히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밝혀낼 수 있는데요, 마찬가지로 발사 영상과 수습된 파편 등을 통해 미사일의 역량과 제원을 파악하는 작업이 `포렌식 분석’ 입니다. 발사 영상을 통해 비행 궤적과 대기권 재진입 성공 여부 등을 파악하고, 수거된 파편을 통해서는 미사일의 소재와 설계, 구성, 사용 연료 등을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