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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트럼프 행정부 국가안보전략과 중국의 북 핵 협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에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에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중국을 사실상 적대적 경쟁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줄곧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침해하는 나라로 지목한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가안보전략은 중국에 대한 부정적 묘사가 특징적인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새 전략은 중국을 러시아와 함께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기존의 세계 질서를 흔드는 수정주의 국가’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대중국 무역불균형과 관련해 중국을 `위반과 속임수, 경제적 침공’을 저지르는 나라로 비난하면서 “더는 눈 감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을 도둑질하고 있다는 표현도 썼습니다.

진행자) 중국에 대한 이런 평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크게 다른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의 부상이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 전반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책임 있는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지하고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혀왔습니다.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보는 트럼프 행정부와는 사뭇 다른 평가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때와는 달리 취임한 이후에는 중국과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해 우호적인 자세를 보여오지 않았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시진핑 주석과 처음 만난 이후 자신과 시 주석이 `잘 어울리는 동반자’라고 말해 왔고, 또 미-중 관계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위대한 관계라는 것을 입증했다” 며 시 주석과의 개인적 유대를 거듭 내세웠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번 보고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게 아닌가요?

기자) 미국 언론들은 이번 보고서가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도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연설과 유럽과 아시아 순방, 유엔총회 연설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문건을 전폭적으로 승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이례적으로 대통령 자신이 직접 발표에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새 전략은 사실상 중국 봉쇄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을 매우 적대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북 핵 해결을 위해 중국의 협력을 줄곧 요청하는 입장에서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비전으로 제시한 내용들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가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면서, 북한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풀었으면 좋겠다’는 논리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이 북 핵 문제에 협력하는 한 무역불균형 등 경제 분야에서 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는 미 행정부 내 중국에 대한 악화된 인식을 드러낸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경제와 정치, 군사, 안보 등 많은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이 원활치 않고, 입장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는 데 실망하는 기류가 강한 편입니다. 물론 세계 1,2위 강국인 미-중 두 나라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번 보고서는 강경론이 득세했음을 보여줍니다.

진행자) 중국은 예상대로 이번 보고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중 간 협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요?

기자)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의 공식 논평을 통해 `사실 왜곡과 악의적 비방’이라며 반박했습니다. 또 관영매체인 `글로벌 타임스’ 신문은 사설에서 ‘오만함과 그릇된 믿음으로 현실에 눈이 멀었다’고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의 새 전략 보고서는 이미 삐꺽대는 미-중 간 원활한 북 핵 협력에 또다른 부담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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