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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한국 대통령 방북 초청, 미-한 동맹약화 의도…미·한 신중히 접근해야”


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앞줄 왼쪽부터), 부인 김정숙 여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부인 카렌 펜스 여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했다. 뒷줄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 세번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오른쪽 두번째)이 앉아있다.
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앞줄 왼쪽부터), 부인 김정숙 여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부인 카렌 펜스 여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했다. 뒷줄에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오른쪽 세번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오른쪽 두번째)이 앉아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놀랄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두 나라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연구소(ICAS)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 씨 일가의 각본(playbook)’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Kim Jong-un is following the Kim Family Regime playbook. None of this should be a surprise. Both the visit by Kim Yo-Jong and the invitation for President Moon should be viewed both in terms of past actions and history…”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1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한국 방문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 대한 방북 요청은 놀랄 일이 아니라며, 과거 북한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초청했을 당시의 행동과 역사의 관점에서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김정은이 정보전쟁을 비롯해 한국과 국제사회의 언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 알아가는 데 점점 능숙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 일가의 이런 영리한 노력은 한국과 국제사회가 북한 정권의 행동에 속아야만 영리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평화 공세에 국제사회가 어떻게 대응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김 씨 일가가 기울인 노력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부원장은 북한의 이런 공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김정은이 최근 분위기를 분열하고, 정복의 기회로 본 건 맞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보성향의 문재인 정부는 대화와 긴장완화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고, 북한은 이런 상황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북한의 방북 요청을 비롯한 평화공세를 대북압박에 따른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 think that the unprecedented, comprehensive sanctions imposed on North Korea have begun to disrupt their economy, and that was likely a factor behind Kim Jong Un’s very unusual charm offensive, along with President Moon’s persistent calls for North-South dialogue.”

북한에 가해진 전례 없고, 포괄적인 제재가 북한 경제에 지장을 주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김정은의 매우 드문 매력 공세에는 이런 현실과 함께 문 대통령의 집요한 남-북 대화 요구가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김정은이 바라보는 제재 무력화 방법 중 하나는 한국이 남북 협력사업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통해 이미 제재 침식 현상이 작은 규모로 나타났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We can speculate about Pyongyang’s motives, but driving a wedge between the US and ROK has long been a mainstay of the North Korean playbook.”

매닝 연구원은 평양의 의도를 추측할 수 있지만, 북한의 각본에는 미국과 한국을 멀어지게 하는 것이 오랜 기간 중심축에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평화공세의 궁극적 목표점이 미-한 동맹의 분열이라는 겁니다.

맥스웰 연구원도 이런 해석에 동의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he north's strategy is in two simple parts - First and foremost ensure survival of the Kim Family Regime. Second is to achieve unification under the control of the Kim Family Regime in order to ensure survival.”

북한의 전략을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김 씨 일가로 이뤄진 정권의 생존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전략이라는 겁니다. 또 두 번째는 김정은 체제 아래 한반도를 통일하는 것으로, 이 역시 정권의 생존을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미국과 한국을 멀어지게 만든다는 목표 아래 동맹을 분열시키고,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하도록 만들어 한국으로부터 정치와 경제 부문에서 양보를 이끌어내는 방식의 통일을 추진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의 신중한 접근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팔 부원장은 북한의 의도대로 미국과 한국의 동맹 관계가 약화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특히 당장 3~4월에 예정된 미한 연합 군사훈련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보성향의 한국 정권은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침묵과 방향 조정을 요구할 것이고, 미국은 역량을 과시하길 원할 것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군사훈련과 관련된 이런 논의가 동맹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어떻게 진행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평양에 갈 경우 핵과 미사일 문제를 언급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지만, 이미 주도권은 김정은 손에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미리 협의만 한다면 한국 정부가 북한의 초청에 응한다고 해도 문제가 될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here should be no issue if the ROK accepts the invitation as long as there is thorough consultation between the ROK and US…”

그러면서 동맹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선 한국이 미국 정부에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미한 동맹은 한국이나 미국이 허용할 때만 깨질 수 있다며, 동맹은 북한의 전략을 이해한 상태에서 이번 사안을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매닝 연구원은 미국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The Trump administration needs to handle this issue very carefully. No tweeting. Vice-President Pence’s behavior at the Olympics was not well-received by many South Koreans.”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사안을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며, 대통령이 트위터에 의견을 표출하는 식의 접근은 삼가야 한다는 겁니다.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방한 기간 북한에 당근이 아닌 채찍만을 가한 것이 많은 한국인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최대 압박’은 외교를 시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남북 화해 분위기를 ‘비핵화’ 기회로 활용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매닝 연구원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것처럼 남북 화해는 북한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책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 정부가 남북대화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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