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태도 변화에 대해 강력한 제재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평가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이뤄져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올 들어 적극적인 국면 전환에 나선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는 `제재’ 가 이유라는 것이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달라진 행태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제재의 효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특사단이 방북 결과를 발표한 지난 6일에 이런 언급이 있었고요, 올 들어 4차례 이뤄진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줄곧 그런 견해를 밝혔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남북정상회담 합의, 비핵화 의지 표명 등이 제재 때문이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가 북한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외에 다른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도 같은 평가를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어제(7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오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제 제재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 문제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언급했던 적이 있지요?
기자) 틸러슨 장관은 여러 차례 제재의 효과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북한의 목선들이 일본 연안에서 잇따라 표류 상태로 발견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제재로 인한 식량난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연료가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겨울철에 목선으로 어로 활동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은 “경제 제재의 효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이런 평가에 대해 민간 전문가들도 공감하고 있나요?
기자) 대부분 그런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태도 변화와 관련해 평가를 받을 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의제로 한 미국과의 협상 용의를 밝힌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 정부와는 달리 전방위적인 강력한 제재에 나선 공이 크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용의를 밝히고 나선 건 제재를 완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주요 언론들은 북한 내부에서 제재로 인한 영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으로의 반입이 제한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고, 장마당의 음식물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어려운 경제 사정을 언급하면서, 제재가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건 중국의 제재 동참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인가요?
기자) 네, 유엔 안보리가 지금까지 채택한 10건의 대북 결의는 중국이 이행하지 않으면 사실상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북한은 현금 수입과 식량, 원유 등 체제를 지탱하는 핵심 자원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게 된 건 제재와 관련해 “중국이 지금까지 미국을 위해 해왔던 것보다 확실히 더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게 제재 완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앞으로 미-북 간 핵 협상이 열리면 제재가 완화되나요?
기자) 두고 봐야겠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제재의 열쇠를 쥔 미국의 입장이 완강합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어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할 때까지 제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제재 때문에 비핵화 의사를 밝혔다면,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제재와 압박의 고삐를 늦추는 건 더더욱 안 된다는 게 미국 내 지배적인 기류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