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접경 지역의 물류 이동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민간위성에 포착됐습니다. 최근 공개된 무역 자료와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중국 국경과 맞닿은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활동하는 트럭의 숫자에 현저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VOA’가 지난달 11일과 14일, 27일 미국의 민간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 사가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조중친선다리’의 북한 쪽 도로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의 숫자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지난해 1월을 전후해 신의주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 다리 앞 도로와 물류 창고로 보이는 건물 주변으로 트럭들이 빽빽하게 들어섰던 모습과 대조적입니다.
올해 2월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지난해 1월 트럭들이 서 있던 자리가 비어있고, 파란 지붕의 건물들 앞에 있던 트럭들의 자리도 빈 공터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지난 11일 촬영된 ‘플래닛’의 위성사진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수십 대의 트럭이 육안으로 확인됐지만, 이날 사진에선 더 이상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북중 무역에 이용된 이들 컨테이너 트럭의 급감은 두 나라 간 교역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추정해 볼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앞서 ‘VOA’는 한국무역협회의 ‘북-중 교역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이 감소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1월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3천641만 달러로, 지난해 1월의 2억110만 달러나 2016년 1월의 1억7천752만 달러와 비교해 최대 7분의 1로 축소됐습니다.
특히 1월 북한이 중국에 수출한 1~3위 품목은 차례대로 ‘토석류와 소금’, ‘채소류’, ‘과실·견과류’였는데, 이들은 지난해 12월 채택된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의해 1월 중순까지만 수출이 허가된 품목들이었습니다.
위성사진이 촬영된 2월부턴 월 총 수출액 약 1천800만 달러에 달하는 이들 품목들마저 수출길이 막혔다는 의미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이보다 앞서 채택한 결의 2321호와 2375호 등을 통해 한 때 북한의 5대 수출품이던 광물과 의류, 해산물 등의 판매를 전면 금지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이 강화된 대북제재의 영향으로 북한 무역의 90%가 끊기게 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선임 고문과 미 국무부 대북지원 감시단원 등으로 활동했던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1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신의주에서의 움직임이 급격히 줄어든 사실은 최근 중국이 공개한 무역자료의 내용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 matches so well...”
그러면서 단둥에서 작성된 보고서들도 같은 내용을 증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경제전문가인 스테판 해거드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VOA’에 사진만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신의주에서의 움직임 감소가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해거드 교수는 “(북한의) 밀수와 관련한 집중적인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이 다자 차원에서 또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틀 안에서 이를 지키기로 결정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단속이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지만 중국이 약속을 깨고 나가는 건 외교적으로 볼 때 어려운 일”이라면서 “새로운 대북제재 조치들이 시행되기 시작했고, 이는 (유화적 메시지를 담은) 김정은의 신년사에 영향을 끼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