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정부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두 번 다시 오기 힘든 이 기회를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이 미-북 정상회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원로들의 경륜과 지혜가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12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 21명과의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남북 간 합의만으로는 남북관계를 풀 수 없고, 북-미의 비핵화 합의가 이행돼야 남북관계를 풀 수 있게 됐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켜,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까지 이끌어내야 하는데, 그 어느 것도 쉬운 과제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46명의 자문단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중 21명은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원로 자문단으로 구성됐습니다.
원로자문단에는 정세현, 이홍구, 이종석, 한완상, 정동영,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 박재규 경남대 총장, 장상 세계교회협의회 공동의장,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최완규 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원로들에게 “오늘날 남북관계는 정부가 독단으로 풀어갈 수가 없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공감과 지지가 있어야만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과 소통하겠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 누구보다 설득력을 갖고 있는 원로자문위원들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많은 역할을 해 주길 부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당부에 임동원 단장은 “기적같이 만들어낸 이 기회를 살려서 역사적인 대전환을 이뤄내길 간절히 기원한다”며 화답했습니다.
임 단장은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남북이 함께 살든 따로 살든 서로 간섭하지 않고 서로 피해 주지 않고 함께 번영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화해협력 정책을 통해 남북이 평화공존하고, 서로 오고 가고 돕고, 나누는 사실상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과 같은 맥락에 이른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견인해 그런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갖게 된다”고 임 단장은 강조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원로자문단 21명이 모두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청와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병도 정무수석 등이 배석했습니다.
청와대는 조만간 25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단도 초청해 정상회담과 관련한 조언을 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 자문단에는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와 김병연 서울대 교수,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 등이 포함됐습니다.
남북은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11년 만에 정상회담을 개최합니다.
정상회담이 보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청와대는 11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에 종합상황실을 꾸리고 일일 점검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이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입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북-미 정상회담은 열리는 것 자체로 세계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단절되었던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나아가는 튼튼한 디딤돌을 놓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주길 바랍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이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