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과 핵시험장 폐기 선언을 긍정적인 출발로 보면서도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습니다. 핵 폐기를 담보한 것이 아닌 만큼,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주장한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북한의 이번 선언을 내부와 외부를 모두 겨냥한 ‘영리한 정책’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This is part of his citizen, and part of Donald Trump. That’s clever policy when you can use it both internally and externally. That’s a winning strategy. It is very clever way of both showing his willingness to do something that the rest of the world want him to do, but also be in the position that no one internally criticize him.”
와일더 전 보좌관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외부에는 국제사회의 바람대로 행동할 의지가 있다는 것처럼 보여주고 내부에는 핵무기가 실전배치 단계에 이르러 더 이상 시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함으로써 누구의 비난도 받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 기획 실장 역시 북한의 이번 발표를 ‘명석한 홍보’ 제스처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This is brilliant public relations move, because it is not clear that they had any plans to utilize the test site for the next few months anyway, so it is very little cost to North Korea if there is any, and yet it is showed a very good public relation gesture in both South Korea and US. So, It is very smart to do this, but I don’t ultimately means very much.”
어차피 당분간 사용할 계획이 없는 핵 시험장과 미사일 시험 중단 계획을 선언하며, 좋은 의도가 있는 듯한 ‘손짓’을 보냈지만 북한으로서는 별로 잃을 게 없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회담을 앞두고)머리를 쓴 것일 뿐, 궁극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정은과 회담에 나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전 행보와 다를 게 없는 북한의 이번 발표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They are looking to split US from our allies, South Korea and Japan, I don’t see anything contradictory so far, I think it is a public relations and the President needs to be extremely careful as he enters to this negotiation, as does as Blue house when he sits down with North. The big risk is when the President will accept a ban ICBM without any type of restraint on short or medium range of missiles and that means that US might be safer but our allies, South Korea and Japan would not be safer.”
리스 전 실장은 특히 북한의 이번 발표에서 미-한 동맹을 균열시키려는 의도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중단거리 미사일을 제외한 채, ‘ICBM 중단'에만 합의하면 한국 등 우방에 대한 위험은 지속된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발표가 전향적 조치라며, 낙관적으로 보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소사이어티 부회장은 이번 선언을 ‘긍정적 전개’로 보고,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노퍼 부회장] “it is a positive development and that it could represent a turning of new page. It could be a greater focus on economic modernization, aspects of Kim Jong Un’s Byungjin policy we should at least allow opportunity and see it as a good gesture forward before the summits.”
노퍼 부회장은 ‘병진’ 정책으로 핵과 경제를 공동 목표로 삼던 북한 김정은이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적어도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선언은 좋은 의도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 역시 협상을 앞둔 ‘시작점’에서 바람직한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Obviously, this is not where we want to end up. We want to end up with nuclear weapons free peninsula, and we are not nearly there yet. The only issue now is that this is better than nothing. Right now, I whether us be talking than and edge of conflict.”
북한의 이번 선언 내용이 (비핵화를 향한) 종결점이 돼 서는 안되지만, 현재로서는 충돌보다 대화가 바람직한 만큼, 아무 진전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발표가 ‘핵 보유국’ 지위를 요구한 것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리스 전 실장은 지난 반 세기 동안 북한이 요구해 온 것은 완전한 핵 보유국 선언과 앞으로도 그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I think everything in their entire history for the last half century suggested exactly that they are determined to become a full pledged nuclear power and will remain so.”
따라서 비핵화 의지 문구를 전혀 담지 않은 이번 발표문은 그 연장선일 뿐이라는 겁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 핵무기 포기 의사를 밝힌 건 기껏해야 최근 들어 생긴 변화라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For a long time, they have said that nuclear weapons were essential for their security and only recently, they have said that they might willing to give up their nuclear weapons, I don’t think we will know what Kim Jong Un really prepares to do until he meets the President of US.”
김정은의 속내는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알 수 없지만, 오랜 기간 안보를 이유로 핵 보유가 필수라고 주장해 온 만큼, 북한이 미국과 만족할 만한 협상 결과를 얻어내기 전까지 그 입장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의 이번 선언이 회담 장소 선정을 둘러 싼 김정은의 계산이 깔린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would guess that the part of this is that he wants to have the summit in Pyonyang. He wants to make it as attractive as possible so the president comes to the Pyongyang.”
북한 밖으로 나가기 꺼려하는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 회담을 평양에서 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