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전세계 군비 지출이 증가 추세로 돌아서, 지난해 1조7천3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특히 많이 늘었고요, 러시아는 20년 만에 지출을 줄였습니다. 내후년 여름철 올림픽을 치르는 일본 도쿄 도 당국이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못 피우게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요. 이어서, 얼마 전 중국과 인도가 정상회담을 했지만 양국 국경 긴장은 늦춰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전문가 분석, 짚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세계 군비 지출액을 종합한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지난해 세계각국의 군사·방위 비용 지출을 모두 합치면 약 1조7천300억 달러에 이르러, 전년보다 1.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일)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발표한 보고서에 드러난 내용인데요. 세계 군비는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늘다가, 이후 2016년까지 5년동안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1% 남짓이지만,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선 데 SIPRI 측은 주목하면서,"심각하게 우려할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1조7천300억 달러라는 돈이 아주 큰 액수인건 알겠는데,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기자) 지구 상에 있는 모든 사람이 230달러씩 군사비용으로 쓴 셈입니다. 그리고 각국의 경제활동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을 모두 합친 액수의 2.2%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전년보다 세계 군사비 지출이 늘었다고 했는데, 어느 나라가 특히 많이 늘었습니까?
기자) 중국이 대표적입니다. 작년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2천280억 달러로, 2016년보다 5.6% 증가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권국가로 남지 않고, 세계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그대로 군비 지출에 반영된 것”이라고 SIPRI 지몬 베제만 선임연구원이 저희 VOA와의 통화에서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또 크게 증가한 나라는요?
기자) 인도의 군비지출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639억달러로, 전년보다 5.5% 증가했는데요. 인도는 중국과 꾸준히 국경분쟁 등을 벌이면서 미사일 개발 경쟁에도 나선 상황입니다.
진행자) 줄어든 나라도 있겠죠?
기자) 물론 있습니다. 그 중에 러시아가 포함됐는데요. 러시아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663억 달러로, 전년 보다 20%, 그러니까 5분의 1이 줄었습니다. 액수로는 139억달러나 감소한 건데요. 핵 보유국이자, 옛 소련 시절, 미국과 동-서 냉전을 주도하던 러시아가 군비 지출을 줄인 건 지난 1998년 세계적인 외환위기 사태 이후 20년 만에 처음입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군비 지출이 크게 감소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서방 측이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여파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군사력을 동원해 강제 병합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전방위적인 제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제재 때문에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이런 전반적인 경제난 때문에 러시아 당국이 군비 지출을 줄여야만 했던 것으로 베제만 선임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러시아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고 있잖아요?
기자) 네. 사실 러시아는 최근 수년동안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도와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고, 크림반도 주변 반군을 지원하는 등 곳곳에서 군사활동을 강화하는 중이라, 군비 지출이 줄어든 게 언뜻 이해가 안 되는데요. SIPRI 측은 러시아가 그 동안 교육이나 사회간접자본 건설 예산 등을 군사용으로 전용하며 버텨왔지만, 이제 그런 방법이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또 줄어든 나라는요?
기자) 멕시코에서 8.1%나 줄었습니다. 이에 영향 받아, 중미지역과 카리브해 국가들의 지난해 전체 군비지출은 전년보다 6.6% 감소했는데요. 반면, 이웃한 남미 국가들은 전체적으로 4.1%가 늘어 대조됐습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아르헨티나의 경우 15% 늘었고요, 브라질에서도 6.3%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나라별 지출 통계를 살펴보죠.
기자) 군비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는 세계최대 군사강국인 미국입니다. 지난해 6천100억 달러를 각종 군사· 방위 용도로 썼고요. 이어서 중국이 2천280억 달러로 두 번째, 사우디아라비아가 694억 달러로 세 번째였습니다. 그 다음이 639억 달러를 지출한 인도인데요. 핵 보유국이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인도가 세계 4위 군비 지출국이 된 것이라, 특히 주목할 부분입니다.
진행자) 한국이나 북한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은 전년보다 1.7% 증가한 392억 달러를 군사비로 지출했습니다. 북한은 자료가 충분치 않아서 보고서에서 별도로 언급할 수 없었다고 SIPRI 측이 저희 VOA에 밝혔는데요. “북한 측이 자료를 제공해주긴 했지만,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베제만 선임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SIPRI 측은 이어서,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한국과 인도를 포함해 아시아 국가들이 지속적으로 군비 지출을 늘이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를 낸,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는 어떤 기관인가요?
기자) 국제 안보 분야의 투명성 증진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연구기관입니다. 이름에 들어 있듯이, 북유럽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데요. 스웨덴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지만, 정부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보고서 외에 군사·안보, 평화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공개하는데요. 특히 1년에 한 번씩 내는 ‘SIPRI 연감’은 중립성과 객관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정책 수립과 사업 집행에 두루 참고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현지 당국이 공공장소 흡연 단속을 강화한다고요?
기자) 네. 도쿄 도 당국이 공공장소에서 ‘수동 흡연’을 막기 위한 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한다고 오늘(2일) 지지통신이 보도했습니다. 2020년 도쿄에서 열릴 여름철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담배연기 없는 행사’로 치르기 위한 노력인데요. 일본에서 사실상 규제가 없었던 공공장소 흡연에 대해 도쿄 도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수동 흡연’을 막는 조례라고 하셨는데, 수동 흡연이 뭔가요?
기자) 거리나 식당 같은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담배를 피우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원치 않게 연기를 들이마실 수 있잖아요? 이런 경우, ‘수동적으로 담배를 피우게 된다’고 해서 일본에서는 ‘수동 흡연’이라고 하는데요. 한국어로는 ‘간접 흡연’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입니다.
진행자) 수동 흡연, 혹은 간접 흡연을 당국이 어떻게 막겠다는 거죠?
기자) 극히 예외의 경우를 빼고, 도내 모든 음식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규제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음식점을 이용할 때 담배를 피울 수 없지만, 일본 식당에는 아직 ‘흡연석’이 있어서, 담배 피우는 게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례가 통과되면, 도쿄 도 관내 식당들은 이 흡연석을 모두 없애야 됩니다.
진행자) 예외의 경우라면 어떤 걸까요?
기자) 주인 혼자 운영하는 식당, 혹은 가족끼리 경영하는 업소는 조례 집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수동 흡연 방지 조례’ 때문에 손님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요. 원래 도쿄 도 당국이 만든 조례 초안에서는 ‘관내 모든 음식점’을 집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다 업자들의 반발 시위가 잇따르자 예외를 두기로 한 건데요. 약 20% 정도 음식점이 여기에 해당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일본에서는 금연 정책을 시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네. 사업자들의 반발이 커서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금연 흐름에 맞춰, 일본정부가 금연 정책을 여러 차례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지난 2000년대 말부터 전국적인 공공장소 금연 법규를 만들려고 노력했는데요. 사업자들은 물론이고, 애연가들의 반발 때문에 규제안을 만들 때마다, 입법에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규제하도록,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은 형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도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정부가 다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도쿄 도의 경우, 현재 공공장소 흡연 규제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기자)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도쿄에 있는 어느 음식점에서나 비교적 자유롭게 담배를 피울 수 있고요. 거리에서도 규제가 거의 없는 편입니다. 도쿄 도 내의 ‘치오다’ 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이 몇 년 전, 걸으면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조례를 채택한 게 금연 시책의 거의 전부입니다.
진행자) 도쿄 도가 추진하는 이번 ‘수동 흡연 방지 조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위반 시 과태료 액수를 비롯한 처벌 규정을 곧 정하고요, 시행시기 확정을 거쳐, 다음달께 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일본 언론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행 시기는 도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초가 유력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얼마 전 중국과 인도가 정상회담을 했는데, 향후 양국 관계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7일부터 이틀 동안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했는데요. 양국 최대 현안인 히말라야 접경지대 긴장이 앞으로도 쉽사리 완화될 것 같지는 않다고 현지 전문가들이 저희 VOA 취재진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왜 그렇습니까?
기자) “중국과 인도 간 과거 기록이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고 뉴델리 소재 ‘중국 분석·전략센터’ 자야디바 라나드 소장이 말했습니다. 두 나라가 이전에도 국경 분쟁을 벌이다 수습을 약속하곤 했지만, 지켜진 적이 드물다는 말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히말라야 산맥 일대에서 두 나라 경비 병력이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이 지역에서 3천500km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요. 지난 1950년 중국이 티베트를 점령한 이후 이 일대에서 만나게 된 중국군, 인도군 병사들은 서로 고함을 지르거나, 돌을 던지는 등 충돌했습니다. 인도군 집계로는 지난해에만 400건이 넘는 충돌이 있었는데요, 전년에는 300건 미만이었는데 크게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그러다가 심각한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양측 경비병들의 충돌이 심각한 분쟁으로 커지기도 했는데요. 대표적인 게 1962년 발생한 중국-인도 전쟁입니다. 중국군이 이 지역 일대에서 국지적인 침공 작전을 벌여 인도군이 대항하는 과정에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본격적인 갈등이 얼마 전에도 있었죠?
기자) 네. 지난해 6월 두 나라와 부탄 국경이 한데 만나는 도카라(중국명 둥랑)에서 중국군의 도로 건설 문제로 양국 군대가 두 달 넘게 대치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 두 나라 정부가 전쟁을 불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서로 밝히면서 다시 한번 국지전 위기가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만난 양국 정상은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처에 합의한 것으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히말라야 일대 국경 분쟁 방지를 위한 중국과 인도 정상의 합의,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두 나라 군대의 교류를 확대해 상호 이해를 넓히는 내용입니다. 우선, 중단된 양국군 연례 합동훈련을 조만간 재개할 전망이고요. 오랫동안 미뤄온 고위 군사당국간 핫라인(직통통신망) 개설도 실현될 것이라고 두 나라 당국자들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