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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국, 일단 북한 달래기...`리비아 방식’ 포기로 비핵화 절차 유연한 대응 내비쳐


16일 서울역 대기실에 설치된 TV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오고 있다.
16일 서울역 대기실에 설치된 TV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오고 있다.

북한 비핵화 방식으로 리비아 모델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백악관의 발표는 일단 북한을 달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핵심 관심사는 완전한 비핵화이며, 핵 폐기 방식 등 절차 문제는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국은 일단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군요?

기자) 네, 북한이 이번에 불만을 제기한 건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한 공군의 맥스선더 연합훈련과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 비핵화 주장이 그 것인데요. 북한이 거론한 B-52 전략핵폭격기는 처음부터 훈련에 참가할 계획이 없었다고 설명했고, 리비아식 북 핵 폐기에 대해서는 “미국이 사용하는 모델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북한의 페이스에 말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북한의 행동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고, 따라서 “북한이 만나고 싶다면 미국은 준비가 돼 있지만 만약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해도 괜찮다”는 겁니다.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의 요청으로 이뤄졌음을 상기시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볼튼 보좌관 역시 “회담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면서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라는 회담의 목적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대변인은 북한 비핵화 해법으로 `트럼프 모델’을 거론했는데요, 이게 어떤 건가요?

기자) 샌더스 대변인의 발표 이후 트럼프 모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정확한 실체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볼튼 보좌관이 주장하는 `선 핵 포기, 후 보상’을 내용으로 하는 리비아 모델과 다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계관 부상은 담화에서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이라며 리비아식 해법을 강조하는 볼튼 보좌관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폼페오 장관의 지난주 두 번째 방북 이후 워싱턴과 평양에서 나오는 신호들은 꽤 긍정적이었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폼페오 장관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적인 문제들과 그에 해당한 절차와 방법들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만족한 합의를 보았다’고 전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오 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 이후, 미-북 정상회담에서 “대단하고, 훌륭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며 만족해 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면, 볼튼 보좌관이 지난 주말 미 언론들과의 잇따른 대담프로에서 리비아 모델과 생화학무기 폐기 등을 주장한 게 북한의 이번 대응을 불러왔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의 대응은 볼튼 보좌관의 발언이 개인적 소신이 아닌 미국의 공식 입장인지, 또 미-북 정상회담의 운전석에 앉은 게 누구인지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볼튼 보좌관의 잇따른 발언 내용이 폼페오 장관을 통해 전달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메시지와 다르자 문제를 제기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김계관 부상은 볼튼 보좌관을 집중적으로 겨냥했지요?

기자) 네, 김 부상은 담화에서 볼튼 보좌관의 이름을 세 차례 언급하면서 “우리는 이미 볼튼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기간 조-미 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튼과 같은 자들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 되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담화의 목적과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겁니다.

진행자) 볼튼 보좌관도 김계관 부상에 대해 곧바로 받아쳤던데요?

기자) 볼튼 보좌관은 김 부상이 과거 6자회담에서 항상 `문제 있는 인물’ 이었다고 반격했습니다. 김 부상은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로 회담에서 줄곧 `단계적, 동시적’ 접근방식을 주장해 관철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비판하는 `과거의 잘못된 합의’의 주역입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이 이제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사태가 계속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정상회담은 `톱 다운’ 방식으로 결정된 겁니다. 따라서 실무자들의 조율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건 놀랄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입니다. 이 것이 확고하면 비핵화 방식과 보상 문제 등은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벌어질 사태는 양측의 `기싸움’ 차원을 넘어, 회담 자체를 어렵게 할 겁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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