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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미·한·중·러 등 6개국 해안경비대 합동훈련...“정치 상황보단 인명이 우선”


7일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등 6개 나라 해안경비대가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모여 테러 상황에 대비한 합동훈련을 벌인 가운데, 한국 해안 경비대가 피랍된 선박의 승객을 구출하는 상황 훈련을 하고 있다.
7일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등 6개 나라 해안경비대가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모여 테러 상황에 대비한 합동훈련을 벌인 가운데, 한국 해안 경비대가 피랍된 선박의 승객을 구출하는 상황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등 6개 나라 해안경비대와 해양경찰이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모여 테러 상황에 대비한 합동훈련을 벌였습니다. 미 해안경비대는 정치 상황보다는 인명이 우선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와 협력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부산에서 함지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훈련 시작을 알리는 지휘관의 외침이 울리자 테러범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 배 위에서 바다를 향해 일제히 사격을 시작했습니다.

얼마 후 피랍된 선박 주변으로 한국 해경의 헬리콥터와 방탄보트가 모여들자, 저격수의 사격을 받은 테러범들이 하나씩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 해경 특공대가 공동 테러진압 작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 해경 특공대가 공동 테러진압 작전을 펼치고 있다.

곧이어 한국 해경의 헬리콥터가 함미 윗부분에 도착했고, 로프를 탄 대원들이 배 위로 안착했습니다. 또 러시아 국기가 그려진 헬리콥터도 같은 위치에 러시아 대원들을 차례로 내리면서, 한국과 러시아 대원들은 일사분란한 모습으로 함께 움직였습니다.

7일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서 열린 북태평양해상치안기관(NPCGF) 6개국 합동훈련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이 참가하는 NPCGF는 각국 해안경비대와 해양경찰이 참여하는 연례 훈련으로, 이 날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이 테러범들에게 피랍된 상황을 가정해 펼쳐졌습니다.

테러범들이 진압된 뒤에는 각 나라의 함정들이 물에 빠진 승객을 구조하고, 불이 붙은 피랍선박의 화재 진압에 함께 나섰습니다.

리차드 마우리 미 해안경비대 대령이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리차드 마우리 미 해안경비대 대령이 'VOA'와 인터뷰하고 있다.

훈련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미 해안경비대의 리차드 마우리 대령은 바다라는 특수성이 각 나라들의 협력 관계를 이뤄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마우리 대령] "This forum focuses on..."

국경이 분명하게 그어진 육지와 달리 경계선이 모호한 바다에선 함께 구조 활동에 나서야 할 수도 있고, 다른 나라들의 어선을 단속해야 할 일도 발생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연례 합동 훈련은 각 나라들을 분리시킬 수 있는 역내 정치적 문제보단, 서로 연결하고 협력을 이룰 수 있는 운영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 해안경비대는 러시아인은 물론 중국인과 한국인, 일본인 등 어떤 누구라도 같은 해양인이라는 생각 아래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마우리 대령은 강조했습니다.

[녹취: 마우리 대령] "We all come together..."

마우리 대령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 운용 중인 미 해안경비대 함정에는 중국인 경비대원들이 탑승해 함께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이 러시아와 국가 차원에서 협력하는 분야는 우주, 그리고 '해안경비'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러시아 측 인사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국 해경 특공대의 한 대원도 연합훈련만의 장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해경 특공대원] “러시아 작전팀과 중국 작전팀과 공조훈련을 통해 각 연합국가 간 다른 점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또한 저희 해경 특공대 전술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날 훈련은 평온한 날씨에서 시작됐지만, 훈련 중반에 접어들면서 갑작스럽게 해무가 심해지고 파고가 높아지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바다에 뛰어든 일부 훈련 참가자들이 구조선에 오르는데 어려움을 겪고 헬리콥터가 해무에 가려 바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박경민 한국 해양경찰청장은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훈련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현장에선 기상 상황이 악화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런 사태에 잘 대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부산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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