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면서도, 미국의 상응 조치 없는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절대 없다고 밝혔습니다. 리 외무상은 또 `단계적, 동시적' 행동에 따른 비핵화를 거듭 주장했습니다. 뉴욕에서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이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지만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용호 외무상] “반대로 지금 미국은 조선반도 평화체제의 결핍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대신 선 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를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으며 심지어 종전 선언 발표까지 반대하고 있습니다.”
리 외무상은 29일 유엔총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북 공동선언을 철저하게 이행하려는 북한의 입장은 확고부동하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북 공동성명의 이행이 교착에 직면했다며, 이런 원인을 “미국이 신뢰 조성에 치명적인 강권의 방법에 매여 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리용호 외무상] “만일 비핵화 문제의 당사자가 미국이 아니라 남조선이었다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도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리 외무상은 북한이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녹취: 리용호 외무상]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미국 내에서 미-북 공동성명의 이행 전망에 대한 비관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건 미국의 국내정치와 관련되는 문제라고 리 외무상은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정치적 반대파들은 순수 정적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북한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하고 있으며,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일방적 요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리용호 외무상] “상대방을 불신할 이유에 대하여 말한다면 미국보다 우리에게 그 이유가 훨씬 더 많습니다. 미국은 우리보다 먼저 핵무기를 보유하였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한 나라입니다...우리는 미국 땅에 돌멩이 한 개 날라간 적이 없지만 미국은 조선전쟁 시기 우리나라에 수 십 발의 원자탄을 떨구겠다고 공갈한 적이 있는 나라이며...”
리 외무상은 미-북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정신 중 하나는 쌍방이 구태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 같은 리 외무상의 연설은 지난 25일 유화적인 메시지를 담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과는 대조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취한 조치들을 나열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들에 감사한다고 말했었습니다.
또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아울러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26일 리 외무상과의 회동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진전된 분위기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연설이 끝난 뒤 'VOA'와 만난 자리에서 리 외무상의 연설에 강한 대미 압박 메시지가 들어있다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성 대사] “(연설 내용이) 세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신뢰 구축을 호소한 것이지 그게 왜 센 겁니까.”
뉴욕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