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4차 방북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일치기 방문인 만큼 미-북 정상회담을 조율하는 목적 정도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폼페오 장관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하고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선임연구원] “What Pompeo needs is Kim Jong Un’s direct reaffirmation of intent to completely denuclearize...”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도를 폼페오 장관이 직접 확인 받을 필요가 있다며, 여기에는 북한이 진지하다는 증거로 여겨질 수 있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초기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에 대한 대가로 폼페오 장관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끝낼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면서, ‘종전선언’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만약 폼페오 장관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확약 등을 얻지 못한다면 이번 방북은 실패로 간주될 것이라면서, 동시에 미-북 관계도 교착 상태로 돌아서게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남북관계를 포함한 여러 사안들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that Secretary of State has to tell Kim that it is imperative that he demonstrate a sincere effort to denuclearize.”
김 위원장이 비핵화 노력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폼페오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말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폼페오 장관의 방북 목적에는 정상회담에 대한 준비도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필요성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 자체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선 안 된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과 남북한 정상들은 비전통적이고 실험적이며, 톱 다운, 즉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의 외교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점으로 미뤄본다면 중요한 돌파구는 폼페오 장관이 아닌 정상들의 만남에서만 나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미-북 정상회담 대신 미국과 남북한 3자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suspect that they will be setting the conditions for a future announcement of a declaration of the end of the war and ideally a declaration of the north’s nuclear program.”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 선언 발표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를 위한 조건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도 북한의 ‘진정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I would expect a lot of details to be put...”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을 앞둔 현 시점에선 폼페오 장관이 회담과 관련한 많은 세부 사항들을 논의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폼페오 장관은 북측의 다짐이 충분한지 여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방북 기간 북한이 종전 선언에 관심이 있는 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말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더 이상 종전 선언에 흥미가 없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또 폼페오 장관이 ‘신뢰 구축 방안’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선임국장] “What types of steps the US and South Korea would...”
신뢰가 조성되기 전까지 어느 쪽도 중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게 현 상황이며, 따라서 미국과 한국이 신뢰 조성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한 연합훈련의 경우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게 북한의 시각이고, 북한이 멈춘 각종 무기 실험 역시 이미 김 위원장 스스로 지난해 ‘무기 개발을 완성했다’고 밝혔기 때문에 큰 의미를 담기 어렵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지적했습니다.
대니얼 스나이더 스탠포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된 사실 자체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부소장] "I don't think he would be going to Pyongyang unless..."
일정 사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방북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스나이더 부소장은 폼페오 장관이 지난달 방북을 취소했을 당시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조치들을 취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미국은 북한의 핵 물질과 시설에 대한 목록을 받는 대신에 종전 선언을 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부소장] "What's the expectation on the part of Secretary..."
다만 최근 북한은 종전 선언 교환 방식에 관심이 없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폼페오 장관이 어떤 기대를 품고 방북을 하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스나이더 부소장은 밝혔습니다.
이어 폼페오 장관이 당일치기로 평양을 방문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만을 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